금융권 하반기 경영키워드 '디지털'..."빅테크 공세 저지"
상태바
금융권 하반기 경영키워드 '디지털'..."빅테크 공세 저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8.03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위기감...전담조직 키우고 미션 부여
'디지털 혁신+한국판 뉴딜'에 대규모투자...새판 짜기 돌입
금융권이 하반기 경영키워드로 '디지털'을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은 5대 시중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금융권이 하반기 경영키워드로 '디지털'을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은 5대 시중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융회사들이 하반기 경영키워드로 일제히 '디지털'을 꺼내들었다. 수장들이 직접 나서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전담부서를 배치하고 핀테크 업체의 문화를 배워오는 등 파격적인 전략까지 동원하며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반기 마이 데이터 산업의 본격적인 시작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회사들의 금융업 진출이 전방위로 확대되자 위기감이 커진 탓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달 29일 ‘하반기 신한경영포럼’ 중 서울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CEO 특강’을 통해 ”디지털 전환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이다. 리더들이 앞장서고 구성원들 모두가 힘을 모아 디지털 전환 목표를 설정하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임직원과 함께한 디지털 관련 포럼에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를 그룹의 디지털혁신 속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한편, 빅테크 기업의 큰 장점인 직관성과 흥미 중심의 플랫폼을 비교·분석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 아이디어를 경영진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디지털도 결국 사람이 중심인 만큼 고객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와 차별화된 미래 가치를 제공하는 디지털혁신을 함께 만들어 디지털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고 강조했다.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은 지난달 28일 임직원과 토론회에서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중심의 디지털 휴먼뱅크 구현을 위해 모든 직원들의 역량을 결집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금융지주사들은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사실상 마무리한 상태다.

우리은행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 조직 체계를 도입했다.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인 'ACT'(Agile Core Team)조직체계를 신설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 추진하기 위한 특공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ACT는 필요하다면 수시로 설립돼 경영진으로부터 부여 받은 미션을 수행한다.

최근엔 우리금융 주도로 전 직원 대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ㆍ정보기술(IT) 지식 콘텐츠' 온라인 연수를 진행중이다. 온라인 플랫폼에 탑재된 연수 콘텐츠는 4차 산업혁명, DTㆍIT 트렌드, DT 전략, 인공지능(AI) 등과 같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핀테크(금융기술)와 디지털 금융환경에 발맞춘 내용으로 구성됐다. 

신한은행은 디지털전략부 내 'DT 추진단'을 신설해 역량을 결집 중이다. DT 추진단은 비대면 채널 강화뿐만 아니라 영업 방식과 업무 프로세스, 일하는 방식 등 은행 내외부 전반의 디지털화를 담당한다. 또 은행의 모든 업무를 고객 중심으로 재해석하고, 디지털 방식으로 재편해 고객 경험을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등 은행 내부의 운용 효율성 극대화를 추진한다.

특히 신한금융 그룹 차원에서 앞으로 그룹사 최고경영자(CEO) 및 경영진의 리더십 평가에 '디지털 리더십'을 반영하기로 하는 등 구성원들과 조직 내부에 디지털 DNA를 심는데 총력 중이다. 

NH농협은행은 데이터 3법 개정에 따라 금융환경이 변화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데이터사업 전담조직인 데이터사업부를 신설했다. 기존 빅데이터전략단을 없애고 디지털금융부문에 데이터사업부를 신설하면서 디지털 부문을 강화했다.

이외에도 하나금융은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기초 코딩 등 디지털 전문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KB금융은 IT 전문인력만으로 운영되는 은행 점포 'KB인사이트' 등 다양한 디지털 실험을 벌이고 있다. 
 
이외에도 주요 금융그룹들은 '디지털 뉴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정책기조인 '한국판 뉴딜'에 수십조원을 투입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실례로 우리금융은 앞으로 5년 동안 디지털 뉴딜 부문에만 3조3000억원을 투입키로 했고, '한국판 뉴딜 금융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하나금융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중심으로 모두 1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KB금융은 그린 스마트 스쿨, 국민안전 사회기반시설(SOC) 디지털화 등에 2025년까지 9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은 빅테크 회사들보다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는만큼 이종분야간 융합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확장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