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한상혁 방통위원장 취임사…“새 시대 맞는 법체계 마련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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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한상혁 방통위원장 취임사…“새 시대 맞는 법체계 마련돼야”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8.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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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디어 시대 방향성 제시하고 그 바탕을 다져나가야 할 책임과 의무 있어”
“미디어 공적 가치 흔들려…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도전에 나설 때”
“단통법, 이용자 후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새롭게 설계”
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3일 취임사를 통해 △미디어의 경쟁력과 공공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혁신 △비대면 디지털 사회에 대비 미디어 복지와 디지털 포용 정책 강화 △AI시대에 맞는 이용자 중심의 정책 등을 추후 방통위의 과제로 꼽았다.

한 위원장은 “미디어 혁명의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미래를 기획하는 새로운 법체계가 필요하다”며 “이끌려가는 변화가 아닌 이끌어가는 능동적 변화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달 20일 한 방통위원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장은 그 다음날인 7월 21일 수여됐다. 연임된 임기는 이달 1일부터다. 지난해 사퇴한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의 잔여 임기를 채운 데 이어 3년간 위원장을 수행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우리에게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바탕을 다져나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며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도전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그는 현 미디어 시장의 환경에 대해 “글로벌 기업은 국내 방송통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시장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미디어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미디어의 공적 가치는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져 5기 위원회 앞에 놓인 3년은 지난 4기 동안의 변화를 뛰어 넘을 만큼 크게 다가 올 것”이라며 “새로운 미디어시대의 이정표가 되어야 할 법체계는 여전히 20년 전 틀 속에 있어, 기술발전과 사회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통위가 먼저 변화해야한다는 의견도 강조했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관련 법제도(단통법)과 관련해선 “시장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용자 후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새롭게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국회 과방위 인사청문회에서 단통법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분리공시제도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이용자 차별 문제 해결 등 단통법의 순기능을 인정하면서도 “경쟁을 제한함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이용자 후생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건전한 경쟁으로 단말기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설계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다.

◇다음은 한 위원장의 취임사 전문

방송통신위원회 가족 여러분! 헤어진 적은 없지만 우린 또 다시 만났습니다. 진심으로 반갑습니다. 두 번씩이나 인사청문회 준비에 고생하신 직원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사실 작년 이 자리에 처음 섰을 때 가슴이 뛰었습니다. 여러분과 함께해야 할 일들이 기대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무겁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반드시 변화시켜야만 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시대적 사명을 앞에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 앞에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미디어혁명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새로운 미디어 시대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바탕을 다져나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가 열어 갈 시대의 소임을 믿고 과감하게 함께 가야 합니다.

지난 1년 우리는 ‘국민이 중심 되는 방송통신’을 비전으로 4기 정책과제를 추진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유례없는 코로나19 재난상황에도 국민 안전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존경하는 상임위원님들, 그리고 직원 여러분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제부터 5기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작입니다. 그동안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시대에 걸 맞는 도전에 나설 때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08년 방송통신 융합에 대응해 출범했습니다. 10여 년이 지난 오늘 방송통신 미디어는 상상도 못할 만큼 커다란 변화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지상파와 케이블TV 중심이던 미디어 시장에 IPTV가 도입되고, 종편 채널이 등장했습니다. OTT를 비롯해 국내외 미디어 플랫폼도 다양해졌습니다.

방송 기술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전환을 거쳐 초고화질 UHD로 진화하고, 이동통신 기술도 데이터통신이 본격화된 3G에서 4G를 거쳐 이제는 자율주행, 사물인터넷, VR‧AR이 가능한 5G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온 식구가 둘러 앉아 함께 시청하던 TV에서 내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미디어는 개인화 시대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시청률이 낮아진 만큼, OTT 이용률은 급성장했습니다. 광고시장의 중심은 모바일과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이전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은 국내 방송통신 시장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시장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미디어 산업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공적 가치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보의 양은 많아지고 지능정보에 기반한 서비스가 다양해진 반면, 허위조작 정보, 혐오표현, 사이버 범죄가 확산되고 이용자가 받는 피해 양상도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디지털미디어 격차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져 5기 위원회 앞에 놓인 3년은 지난 4기 동안의 변화를 뛰어 넘을 만큼 크게 다가 올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미디어시대의 이정표가 되어야 할 법체계는 여전히 20년 전 틀 속에 있습니다. 기술발전과 사회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디어 혁명의 시대를 이끌어가려면 미래를 기획하는 새로운 법체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모든 변화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기존의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방송통신위원회 가족들의 열정을 믿습니다. 이끌려가는 변화가 아닌 이끌어가는 능동적 변화를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합니다.

변화와 관련해 주역에서는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고 했습니다. 극한 상황에 이르면 변해야만 하고 변해야 통해서 오래 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가 연임하게 된 데에도 중차대한 변화의 시기에 정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도전하고 개혁을 이루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5기 비전과 정책과제는 상임위원님들과 논의해서 정해나갈 것이지만, 오늘은 몇 가지 방향성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새로운 시대 변화에 맞춰 미디어의 경쟁력과 공공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혁신하겠습니다.

현실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해 낡은 규제를 전면적으로 혁신하고 디지털 융합 시대에 맞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확대하겠습니다. 미디어산업의 경쟁력의 핵심은 콘텐츠 경쟁력입니다.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신료, 방송광고, 방발기금 등을 포함한 미디어의 재원구조 전반을 미디어의 공적 책임과 함께 놓고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겠습니다. 지상파 UHD정책은 시청자의 권익과 시장상황, 기술여건 등 환경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공영방송과 지상파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를 쇄신하겠습니다.

OTT 등 새로운 미디어의 활성화 정책과 기존 미디어의 경쟁력 강화 정책을 균형 있게 추진하여, 상생과 협력의 미디어생태계를 이루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근본적인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를 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최근 논의되는 미디어혁신기구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충분히 논의해 투명하게 추진하겠습니다.

비대면 디지털 사회에 대비해 미디어 복지와 디지털 포용 정책을 강화하겠습니다. 이제 방송통신 미디어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공기와 같은 존재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재난방송, 원격교육 뿐만 아니라 전자출입, 위치정보 공유와 같은 K방역에까지 방송통신 미디어는 우리 생활 전반에서 활용되었습니다.

비대면 사회에서 더욱 중요해진 디지털미디어 능력을 전 국민이 갖출 수 있도록 미디어교육과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시청각장애인용 TV 보급, AI기술을 활용한 자막‧수어 전환서비스 개발 등 소외계층,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미디어 이용환경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원격교육에서도 소외되는 분야가 없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미디어 복지, 디지털 포용 정책은 국민이 누리는 혜택이 더욱 커질 수 있도록 과기정통부, 교육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겠습니다.

또한 AI시대에 맞는 안전한 이용자 환경, 이용자 중심의 정책을 만들겠습니다. 지능정보사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지능정보사회에서 발생되는 역기능을 최소화해 국민이 안심하고 이용하는 디지털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코로나19 재난상황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절감할 수 있었던 만큼 가짜뉴스 대응체계를 개선하겠습니다.

또한 민간에서 팩트체크, 자율규제가 활성화되고 이용자 스스로도 정보 판별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갈 것입니다. 디지털성범죄물을 비롯한 불법유해정보 유통이 근절되도록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관련 법제도는 시장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용자 후생을 늘리는 방향으로 새롭게 설계하겠습니다.

국민에게 불편을 주는 생활밀착형 방송통신 현안을 계속 발굴하고 해결하는데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무엇보다 방송통신 산업의 경쟁력과 이용자의 권익은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비해 불합리하게 차별받지 않고 국민이 국내외 사업자의 다양한 서비스를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집행력과 실효성도 확보해 나가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 가족 여러분! 우리는 앞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혁신을 이뤄내려면 우리부터 먼저 변해야 합니다.

조직 문화와 관행을 돌이켜 살펴보고 관성과 타성은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과감한 도전과 창의적 기획으로 미래를 선도해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가야 합니다. 방송통신 미디어 업무는 여러 부서와 부처에 걸쳐 있어 소관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다르지 않습니다. 오로지 국민의 편익을 앞에 두고 고민해주시기 바랍니다. 부서간, 부처간 칸막이를 터서 신속한 현안 대응으로 국민이 편리한 방송통신위원회를 만들어 갑시다.

아직 2020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업무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주시고 5기 비전과 정책과제가 제대로 기획될 수 있도록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상상력은 우리를 어느 곳이든 데려가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비전과 과제를 준비할 때는 생각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두 꺼내놓고 가능한 대안과 정책을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5기 위원회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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