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현산 ‘12주 재실사’ 요구에 “기간 줄이자”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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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채권단, 현산 ‘12주 재실사’ 요구에 “기간 줄이자” 검토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8.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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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A350-90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시아나항공 A350-900 항공기.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12주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에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의 역제안은 현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인수가 무산되면 현산이 재실사 거부를 계약 파기의 책임 전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재실사를 12주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현재 항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이에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현산의 인수 의지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인수를 전제로 한 재실사가 아닌 현산이 재실사 결과를 인수 발빼기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차례 요구한 대면 협상을 현산이 받아들이지 않고 금호 측과 자료 공방만 벌이는 점도 채권단이 인수 진정성을 의심하는 대목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다른 인수 주체가 마땅하지 않아 채권단의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채권단도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결말을 바라고 있다.

채권단의 재실사 기간 단축 카드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부채·차입금 급증, 당기순손실 증가 등 현산이 지적하는 항목 가운데 꼭 필요한 항목만 추려 압축적으로 재실사를 하는 방안이다.

채권단은 또 지난달 러시아를 끝으로 해외 기업결합신고가 끝나 거래 종결을 위한 선행 요건이 충족된 만큼 이달 12일부터는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권을 갖는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은 지난달 28일 ‘8월 12일 이후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현산에 보냈다.

그러나 현산은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됐는지 여부를 합리적으로 확인하려면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양측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는 가운데 산은은 이번 주 중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간담회 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만나 '최종 담판'을 지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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