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메기 빅테크 3사 거침없는 확장…규제 사각지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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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메기 빅테크 3사 거침없는 확장…규제 사각지대 우려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7.30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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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보험 이어 대출도 우회 진출...은행·증권사·손보사 세우는 카카오 
토스, 증권업 인가 앞두고 차별화 나서...금융권 "공룡 플랫폼사 장악" 우려
빅테크의 금융권 공습이 거센 가운데 네이버는 대출 상품까지 예고하며 금융시장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사진은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네이버
빅테크의 금융권 공습이 거센 가운데 네이버는 대출 상품까지 예고하며 금융시장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사진은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가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네이버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 3사가 무서운 기세로 금융권 공략에 나서고 있다. 

플랫폼 파워를 앞세운 이들 3사는 금융 자회사를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은 물론 증권업과 보험업 등 다양한 금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까지 더해지며 빅테크들의 금융권 공습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금융업 진입 허들을 낮추는 전금법 개정이 빅테크 기업(대형 IT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관측되며 기존 금융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비대면 국면에서 확실히 유리한데 플랫폼 영향력이 막강한 네이버는 사실상 금융시장 장악에 나설 수도 있다”며 “업계의 우려가 큰 만큼 5대 금융지주사 회장단이 (지난 7월 23일) 금융위원장과의 만남에서 규제 형평성 문제 등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시장에 진출해 최근 무서운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카카오톡 결제기능을 통해 국내 최초로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인 카카오는 2017년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를 설립해 은행업에 뛰어들었다. 또 같은 해 핀테크 사업부를 카카오페이로 분사하며 금융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증권사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했고, 보험대리점(GA) 인바이유 인수를 통해 현재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의 경우 2015년 선보인 간편결제 서비스(네이버페이)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 금융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며 금융시장 본격 진출을 알렸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6월 미래에셋대우와 협업해 CMA(종합자산관리)통장인 네이버통장을 선보였고, GA 자회사 ‘NF보험서비스’도 설립했다. 네이버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출'까지 넘본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 2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ME(중소상공인)와 씬파일러(금융이력 부족자) 등 금융 소외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큰 방향”이라며 SME 관련 대출·보험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전금법 개정이 "사실상 대출만 빼고 다 하라"는 의미였는데, 이같은 정부 발표가 있은지 이틀만에 '대출'을 하겠다고 나선 네이버를 두고 금융시장 장악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한 토스도 생존경쟁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다음달 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PG)사인 ‘토스페이먼츠’를 설립한다. LG유플러스의 PG 사업부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정식으로 토스페이먼츠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PG사업은 온라인상에서 가맹점과 신용카드사·은행 간 거래를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토스는 또, 이르면 다음달 증권업 본인가를 거쳐 서비스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초보 투자자를 대상으로한 주식 브로커리지 서비스에 주력하는 등 카카오페이증권과는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본인가에 통과하면 연내 주식 중개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최근 동학개미운동 등으로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가 늘고 있고, 20~30대 초보투자자들의 주식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이들 수요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토스가 그에 맞춘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한편 기존 금융사들은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 견제에 나선 동시에 금융당국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가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 세부·연관 과제를 하반기 중 구체화하기로 밝힌 만큼 규제 불평등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플랫폼의 힘이 워낙 막강하다. 기존 금융사들이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아직 작은 부분이라고 하지만, 네이버는 SME 대출 서비스를 시작으로 당연히 사업을 확장할 텐데 은행과 달리 규제에서도 자유롭다는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했다. 이어 "금융당국과 금융권·핀테크사 3자 협의체(디지털금융협의회)를 통해 이를 건의하고 추후 협회 차원의 대응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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