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돈 마른 캐피털사 구원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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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돈 마른 캐피털사 구원투수로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7.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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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사 자금 조달 어려움 여전…JB·BNK 등 긴급 수혈
하반기 자금 경색 우려 지속…여전채 시장 회복여부 관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시중은행이 자회사 캐피털사에 대한 자금대여가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캐피털사의 조달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은행이 구원투수로 부상한 모습이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달 캐피털채를 포함한 기타금융채 발행규모는 2조4920억원 순발행을 기록했다. 기타금융채 발행은 지난 4월까지만 하더라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순발행 규모가 -178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었다. 다만 정부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지원 등에 따른 금융시장 안정으로 5월과 6월 각각 1조3505억원, 1조9360억원이 발행되면서 회복세에 접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상위 캐피털사를 제외하면 중소형 캐피털사의 경우 조달 어려움이 여전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캐피털사는 수신기능이 없기 때문에 캐피털채 등을 발행해 대출 영업을 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에 따라 항공과 해운사들이 타격이 커지면서 관련 업종에 여신을 제공한 캐피털사들이 타격을 받았다. 지난 3월 중순부터는 이들이 발행하는 여전채 신용스프레드가 확대되는 등 자금 조달 여건도 나빠지면서 수요도 급감했다. 캐피탈사가 대출 영업을 하기 위한 자금 조달 통로가 막힌 셈이다.

정부 지원책인 채안펀드가 본격 가동됐지만 이 마저도, 매입 대상 기준이 ‘AA-’ 등급 이상 여전채만 사들여 이보다 낮은 등급을 가진 캐피털채는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 때문에 중소 캐피털사의 운영자금을 해소하기 위해 은행권 지원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실제 전날 JB금융지주는 자회사인 광주은행이 운영자금 지원 목적으로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에 1850억원의 금전대여를 결정했다. 전북은행 역시 같은 목적으로 JB우리캐피탈에 1550억원을 지원했다. 앞서 BNK금융의 부산은행도 두 차례에 걸쳐 BNK캐피탈에 3500억원과 5000억원을 금전 대여해줬다. 경남은행은 2000억원을 빌려줬다. 이 밖에 DB손해보험이 계열회사인 DB캐피탈에 360억원 규모 자금의 대출을 해줬다.

캐피털사 실적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과 수익 다각화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한국캐피탈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4.6% 증가했다. JB우리캐피탈 역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다.

다만 여전채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 자금 경색 우려가 지속돼 결국 성장 동력을 가로막게 될 것이란 게 전문가 견해다. 위지원·노재웅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보고서를 통해 “(캐피털사)경쟁 심화와, 가계부채 규제,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전부문에 걸쳐 영업기반이 악화되고 있다”면서 “대부분이 정책금융 지원과 대체조달 확보 노력 등으로 조달 시장 악화에 대응했으나, 장기적으로 여전채 시장의 회복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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