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 쥔 플랫폼 눈치보는 금융사
상태바
판매대 쥔 플랫폼 눈치보는 금융사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7.30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네이버, 금융 진출 하자마자 ‘갑을’ 논란…기존 사업자와 충돌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최근 네이버 등 플랫폼을 내세운 대형IT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기존 금융사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네이버가 기존 금융사와의 협업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사실상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느낌도 아예 지워버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30일 금융업계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개 손보사에게 자동차보험 비교견적 서비스와 관련한 협업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광고비 명목으로 11%의 수수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갈등이 있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은 네이버 서비스 제휴를 고려하고 있지만, 삼성화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 회사다. 삼성화재가 ‘높은 광고비(수수료)’를 이유로 제휴를 거부할 경우 네이버도 제대로 된 서비스 론칭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밖에도 네이버의 금융권 진출로 곳곳에서 기존 사업자와 충돌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은 네이버 플랫폼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두고, 득실을 따져보는 눈치다. 물론 네이버의 금융진출을 점유율 확대의 기회로 삼는 금융사도 있다. 대출 사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가 아니어서 직접 대출이 불가능하다. 대신 네이버파이낸셜 소상공인 대출은 미래에셋캐피탈이 해주기로 했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지난해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8000억원을 투자해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30%를 확보했다.

기존 금융사들의 불편한 기운도 여전하다. 특히 금융 당국이 빅테크(거대 IT 기업에만 특혜를 줘 공정 경쟁이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진다. 인터넷은행 설립 허가를 받고 직접 영업하는 카카오와 달리 네이버는 라이선스 없이 기존 금융사와 협업 방식으로 사업하고 있어 ‘규제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비난도 이어진다.

실제로도 지난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5대 금융지주사 회장단 조찬 때 회장단은 빅테크 기업과 금융사 간 불공정 경쟁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 했었다. 네이버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대신 전통 금융사에 적용됐던 규제를 풀어 달라는 얘기다. 금융사들은 다음달 본격화할 마이데이터(각 기관에 흩어진 개인 정보를 모아 맞춤형 금융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 사업과 관련해 지주사와 계열사 간 정보 교류를 할 수 있게 해 달라거나 신용카드사의 광고 같은 마케팅 제한을 풀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지위가 낮았던 금융사들에게는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이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금융권 규제가 강하게 적용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IT기업의 금융 진출은 완화되고 있어 형평성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