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초격차 삼성, 이재용은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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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현장에서] “초격차 삼성, 이재용은 뛰어야 한다”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7.29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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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인텔, 투자 전략 실패로 추락
미래 준비에 바쁜 삼성, 사법리스크에 발목
"검찰, 수사심의위 이재용 불기소 권고 수용해야"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MLCC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MLCC 제품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인텔의 충격적인 실패는 미국 반도체 시대의 끝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글로벌 반도체 왕좌를 지켰던 인텔의 추락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렇게 평했다. 수익성에 집중한 나머지 미래 기술 투자를 소홀히 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반도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30년간 글로벌 1위를 지켰던 반도체 회사도 사업 전략과 투자 실패로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음에 반도체 업계의 긴장감은 고조됐다.

글로벌 1위 기업이 미래 투자 실패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일은 반복돼왔다. 글로벌 휴대폰 1위 기업 노키아는 스마트폰의 미래를 보지 못하고 피처폰에 매달린 나머지 2년 만에 휴대폰 사업을 접었다. 미래를 읽지 못한 대가는 이렇게 참담했다.

이처럼 글로벌 IT 시장의 변화는 매섭고 빠르다. 미래 투자에 실패하면 바로 무대에서 퇴장당하는 살얼음판 길이 IT 생태계다. 업계에서 “10년 뒤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지 못하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허언은 아닌 것이다.

글로벌 IT 기업 삼성도 마찬가지다. 지금 미래 준비를 제대로 못하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특히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강하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후발주다다. 4차 산업, 전기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로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삼성 내부의 위기감은 상당하다. 비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1위 업체인 TSMC는 최근 전 세계 시가총액 10위 기업으로 성장한 것도 긴장감을 더했다.

10년 뒤를 준비해야 할 삼성. 하지만 현주소는 수년간 검찰 수사, 재판 등에 발목 잡혀 정상적인 경영활동마저 멈춘 상태다. 글로벌 기업들은 자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데 삼성은 ‘사법리스크’라는 모래주머니를 차고 간신히 한걸음 내딛는 꼴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겨냥한 검찰 수사의 피해는 막심하다. 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과감한 투자 결정에 전념해야 할 이 부회장이 각종 수사와 재판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건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삼성전자 반도체 성공은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결단과 헌신’”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사장은 “큰 숲을 보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리더 역할은 이재용 부회장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금 검찰은 한 달째 이 부회장 불기소 여부를 미루고 있다. 지난달 26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10대 3의 압도적 표차로 이 부회장에 대해 불기소·수사중단 권고를 내렸다. 법조, 회계, 언론, 문화 등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들이 이 부회장 혐의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수사심의위원회는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수사 공정성 신뢰를 높이기 위해 스스로 마련한 개혁안이다. 하지만 검찰은 조직 논리에 따라 유·불리를 따지며 위원회가 권고한 이 부회장 불기소 권고를 받지 않고 있다.

결론은 명확하고 간단하다. 검찰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면 된다. 검찰의 이권과 자존심을 지키는 어려운 길을 갈 것이 아니라 국민의 명령에 따르는 ‘쉬운 길’을 가면 된다. 검찰이 국민과 약속을 지켜 기업인 이재용을 뛰게 하는 것. 이 길이 ‘정도(正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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