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입찰 지원자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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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입찰 지원자의 자격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07.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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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앞으로 스타트업들을 위해 준비될 공간에서 내부 사업 및 사용품에 대한 입찰을 들어가는데, 스타트업들이 가진 역량으로 해당 입찰을 따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사실상 대기업을 위한 잔칫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금융위원회 비영리재단법인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이 운영할 ‘프론트원(FRONT1)’ 식당 카페 위탁운영에 지원한 한 스타트업의 푸념이다. 이달 중순 서울 마포 신용보증기금 사옥에 들어서는 프론트원은 국내 최대 창업지원공간으로 조성됐다. 지하 5층에서 지상 20층에 달하는 공간으로 최대 1500여명이 상주하게 된다. 

이중 구내식당 및 편의시설 위탁운영 입찰은 395㎡의 주방, 편의점(91㎡), 카페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프론트원 측은 기본 인테리어 및 가구 등의 비용을 부담한다. 위탁운영 사업자는 집기, 비품, 보험, 관리비 등 프론트원이 제공하는 것 외에 모든 비용을 감수한다. 

스타트업의 새로운 허브로서 새로운 기업들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내부 입찰 참여 업체 평가 기준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보인다.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과 경쟁하기 어려운 판이 설계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10억원 규모의 사무가구 입찰도 내정자가 정해진 상태로 진행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하소연했다. 

입찰 1차 평가에서부터 스타트업들의 경쟁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서류평가(1차)는 입찰 지원자격 검증 및 기술능력 계량평가를 통해 상위 5개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5순위 이내에서 동점자가 발생해 5개를 초과할 때 단체급식‧식음료‧편의점 등 매출액이 높은 순으로 선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상대적으로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 스타트업들이 대기업들과 동률을 이룰 경우 지체없이 밀려나간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입주 스타트업들에게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해석 가능하지만, 입찰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오는 상황이다. 

앞선 가구 입찰 당시 문제점으로 지적된 재무상태 점수(20점)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더욱 까다로워졌다. 기존 회사채등급 최저점수가 더욱 낮아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AAA~A- 20점, BBB+ 18점, BBB0 16점, BBB- 14점, BB+·BB0 12점, BB- 10점, B+·B0·B- 8점, CCC+ 이하 6점 등이다. 이외에 집단급식소 운영실적까지 포함하면 기술계량 평가는 30점에 달한다. 재무상태가 상대적으로 흔들리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봤을 때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입주한 업체들의 안전과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보육업체로서 당연한 상황이다. 하지만, 동일한 점수에서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는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경쟁무대로 만드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지원자의 자격은 공정해야 하며, 스타트업 지원하는 단체로서 공정한 경쟁무대를 조성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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