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컬러강판 신설라인 '스페셜원’…장세욱 부회장 “뚝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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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컬러강판 신설라인 '스페셜원’…장세욱 부회장 “뚝심 통했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7.16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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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컬러강판 설비, 10CCL 버리고 S1 명명…업계 1위 자부심 반영
철강업계 상식 반하는 생산 시스템 도입, 컬러강판 업계 내 롤모델 등극
장세욱 부회장, 포스코 직접 관계없는 유일한 틈새시장 노림수 통해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동국제강 제공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동국제강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동국제강이 부산공장에 열 번째 컬러강판 설비(CCL)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동국제강은 9CCL 도입 이후 열 번째 설비 도입 시기를 조율하고 있었지만, 시황 악화와 자금 융통 문제 등으로 줄곧 미뤄왔었다.

16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열 번째 컬러 라인은 그동안 숫자를 붙여왔던 2~9CCL과 달리 S1이라 명명했다. S는 Special의 약자이며, 1은 넘버원을 뜻한다.

새로운 설비 도입과 함께 S1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인 것은 장세욱 부회장의 컬러강판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반영된 결과다. 업계를 선도하는 1위 업체로서의 자신감도 반영됐다.

장세욱 부회장은 유니온스틸과 동국제강 합병 이전부터 컬러강판 시장을 주목하고 집중적으로 투자를 단행해왔다. 철강업계에서 컬러강판은 공정상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최상위 고급 제품이지만, 포스코에서 직접 생산하지 않는 유일한 냉연 판재류 제품이다.

장 부회장은 냉연강판, 아연도금강판 등 모든 냉연 판재류 제품의 가격이 포스코에 휘둘리는 반면, 컬러강판만큼은 독립적인 시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유니온스틸이 동신특수강을 인수하며 기술력을 갖춤에 따라 2010년 이후 본격적인 투자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당시 컬러강판 시장에서 경쟁 우위에 있던 동부제철이 열연사업에 집중 투자한 것과 달리, 유니온스틸은 컬러강판 사업에 집중했다. 당시에도 공급과잉과 다수의 업체 간 경쟁으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장세욱 부회장은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시도했다.

바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의 도입이다. 고정비용 확보를 위한 공장가동률과 효율성을 최고로 꼽는 철강업계에서 이러한 방식은 생소했기에 내부와 현장에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컬러강판은 다양한 무늬와 색상이 사용되는 만큼 롤 교체가 빈번한데 이는 효율성을 역행하는 것으로, 고객 니즈를 우선으로 하는 동국제강의 생산방식은 장세욱 부회장의 뚝심이 아니었다면 결코 실현될 수 없었다.

이러한 생산방식은 현재 컬러강판 업계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포스코강판, 세아씨엠 등은 동국제강의 성공을 지켜본 후 모두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를 접목했다.

어느 업계든 1위 업체가 트렌드를 만들어 가듯이 동국제강 역시 다양한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철판에 브랜드를 도입한 것도 장세욱 부회장의 아이디어다. 럭스틸은 하나의 건축자재로서 이름을 알리게 됐고, 이후 모든 업체들이 제품에 브랜드를 도입하고 있다.

가전사에서 혁신가전을 선보이듯이 동국제강 역시 신제품과 신수요 개척에 적극적이다. 업계 최초로 양산한 UV코팅강판과 인쇄프린트강판은 모두 포스코에서도 파일럿 설비로 개발에 나섰던 제품들이다. 비슷한 시기에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섰지만, 양산과 실제 제품 적용에 성공한 업체는 동국제강이었다.

무엇보다 다른 회사들과 차별되는 점은 전용 CCL을 갖고 고객 니즈에 대응한다는 점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한 라인에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반면, 동국제강은 라인 수를 늘려 전용 라인을 구축하는 방법으로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동국제강의 방식은 북미와 유럽 가전사는 물론, 일본 가전사의 공급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장세주 회장이 복귀하며 경영 전선에 논란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많았지만, 형님 뜻에 반하지 않는 아우라는 모습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장 부회장의 목표는 컬러강판 연간 1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S1이 성공하면 S2와 S3 라인도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과거 동부제철, 포스코강판, 세아씨엠, 현대제철, 세일철강, 비엔스틸라, 디씨엠, 아주스틸, 디케이동신, 삼양스틸 등 수많은 컬러강판 업체들이 난립했지만, 동국제강은 압도적 점유율을 지속 확대해가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제 한정된 수요를 놓고 다른 회사와 경쟁을 벌이는 것은 우리가 신경 쓰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동국제강은 남의 수요를 빼앗기보다 새로운 신수요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무버로서 입지를 굳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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