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역대 최저임금 인상률에도…편의점·외식업계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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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역대 최저임금 인상률에도…편의점·외식업계는 ‘한숨’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7.16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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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 전년 대비 1.5% 인상 8720원
영업특성상 인건비 부담 큰 편의점·외식업 점주들 망연자실
기업들도 매출 타격·고강도 구조조정…가격 부담 소비자에도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삭감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편의점주협의회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친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삭감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편의점주협의회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친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2021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1.5%로 오른 8720원으로 확정되면서 편의점·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물론 유통기업 곳곳에서 한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역대 최저임금 인상률 중 가장 낮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한 상황 속 조금이라도 인상된 최저임금은 이들에게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점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지난 14일 입장문을 통해 “편의점을 비롯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에다 코로나 19로 벼랑 끝에 서 있는 자영업자를 낭떠러지로 떠미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편의점주들이 이같이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24시간 영업 특성상 편의점 지출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인건비는 편의점 총 매출 중 제품 원가 등을 제외한 매출 이익 중 43%에 달한다.

협의회에 따르면 편의점 평균 수익은 월평균 매출 4820만 원 중 매출이익 1446만 원에서 로열티(434만 원)와 점포 유지관리비용(923만 원)을 뺀 금액이다. 점포 유지관리비용에는 인건비(623만 원)와 임대료(150만 원), 전기료(50만 원), 기타 비용(100만 원)이 포함돼 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편의점의 월평균 수익은 98만9600원에서 9.4%가 감소한 89만6800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은 1.5% 올랐는데, 수익은 9.4% 줄어드는 것이다.

이에 협의회는 “노동계가 내세우는 실태생계비 218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점주가 근무시간을 더 늘이고 아르바이트를 줄이거나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고, 근무시간을 늘이는 데 한계에 다다른 점주들은 폐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쪼개기 근무도 보편화·다양화되고 있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노동자에게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유급휴일에 받는 하루 치 일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편의점주끼리 아르바이트 직원을 공유하는 것이다.

편의점업계도 이번 최저시급 인상 여파를 우려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부담은 결국 본사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편의점업계는 2018년 12월 편의점 간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편의점 자율 휴업 탓에 이미 신규 가맹점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계속해서 인상되면 출점 속도가 더욱더 둔화한다는 것이다.

편의점업계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익이 악화하면 수익성뿐 아니라 신규 창업자들이 줄어 본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물론 본사 차원에서도 다점포 비율을 낮추고 점포당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겠지만 점주님들이 힘들어하시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황의 장기화와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사업 특성상 내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업이 계속해서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서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방문 외식이 위축되는 등 외식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산업경기지수는 59.76으로 직전 분기(71.44)보다 11.6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에 이랜드이츠·CJ푸드빌 등 외식업체들은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1분기에 이어 2분기 실적 또한 여전히 어둡다. 이랜드그룹의 외식전문 계열사 이랜드이츠는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하는 등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 결국 최근 애슐리·자연별곡 등의 매장을 추가 폐점하거나 신규 투자를 중지하는 등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빕스’·‘계절밥상’ 등을 운영하는 CJ푸드빌도 지난 1분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수준에 그치자,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등 고강도 자구책을 내놓은 상태다.

무엇보다 최저임금이 오르게 되면 그 타격은 결국 소비자에게 갈 수밖에 없다고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측은 주장했다. 생존을 위해 인건비 인상분 일부를 가격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가장 큰 폭(16.4%)으로 최저임금이 오른 2018년 전국 외식업체 300개 중 24.2%가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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