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답보상태, 세금까지…정유업 2분기 회복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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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답보상태, 세금까지…정유업 2분기 회복 요원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7.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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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항공유 매출 감소로 상승세 꺾여
이달 말 정부가 유예해준 세금 내야하는 정유 4사, 추가 유예 요청
미국 텍사스주의 한 원유 시설
미국 텍사스주의 한 원유 시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국제적으로 확산되면서 정유업계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6월 중순 들어 13주간 이어졌던 정제마진 마이너스(-) 상태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확실하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 말이면 정부가 유예해준 상반기 세금도 완납해야 하는 처지여서 정유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뉴욕상업거래소(현지시간)에 따르면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0.45달러) 떨어진 40.1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와 마찬가지로 정제마진도 확실한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답보 상태다. 7월 2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3월 3주부터 6월 2주까지 13주간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그러다 6월 3주(배럴당 0.1달러)부터 반등했지만 불과 2주 만에 다시 내려갔고, 이후 7월부터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 석유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정상화 국면을 맞을 것이라던 기대와 동떨어진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다시 항공유 마진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내수 항공유 수요는 지난 5월부터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해외 수요는 반등이 요원한 상태다.

지난 1분기 총 4조원의 적자를 본 국내 정유 4사들은 2분기에도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정유사들은 2분기에는 흑자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자 폭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에 더해 이달 말이면 정부가 지난 4월 유예해준 세금도 납부해야 한다.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교통·에너지·환경세(국세청) 4월분을 7월 말로 납부 유예했고, 4∼6월분 석유수입부과금(산업통상자원부)은 각 3개월씩 연장했다.

원유 관세와 수입부가세(관세청)는 3월 납부분의 경우 5월 말로, 6∼8월분에 대해서는 각각 3개월씩 미뤄주기로 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SK에너지·SK인천석유화학),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 4사는 1조4000억원에 달하는 4월분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월 400억원 규모의 4월 석유수입부과금 유예분을 이달 말까지 내야 한다.

정유업계는 정부에 세금을 추가 유예해주거나 분할납부라도 허용해달라며 지원 요청에 나섰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1분기 초대형 적자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세금 유예로 유동성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 사태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2분기 이후에는 어떻게 버텨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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