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SK바이오팜 주가가 거품이라는 논란 속에서도 기관들은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주가는 기관들이 내놓은 시장전망치의 두 배 수준으로 급등했는데 정작 기관들은 SK바이오팜을 계속해서 사들이고 있어서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주가는 지난 10일 20만5500원으로 마감했다. 상장 불과 일주일만에 공모가(4만9000원) 대비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증권사들이 내놓은 적정 주가의 두 배에 달하기도 한다.
삼성증권은 지난 2일 SK바이오팜 상장 당시 목표주가를 10만원, 유진투자증권은 11만원으로 제시했다.
상장 당일 SK바이오팜은 12만7000원까지 급등하며 목표가를 뛰어넘었다. 공모가 두 배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를 이미 뛰어넘었는데도 기관들은 정작 빠지지 않고 SK바이오팜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2일부터 10일까지 7거래일 동안 기관이 사들인 주식 수는 82만주로, 같은 기간 외국인이 367만주를 대거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6일엔 38만주를 매집하며 SK바이오팜의 3연속 상한가를 견인했고, 지난 8일에는 28만주를 사들여 20만원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방어’에 나서기도 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들이 내세운 목표주가에 수렴하도록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가를 더 띄우면서 ‘거품’을 확대하는 데 일조를 한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기관들의 이러한 매수는 기업 가치 등에 기반한 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특정 종목이 지수에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경우 해당 종목을 매수해야 해서 종목 선호도나 평가가치(밸류에이션)는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시가총액이 16조원으로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에 달하는 만큼 지수에 편입되면 이를 추종하는 펀드는 그 비중만큼 매수를 해야 한다.
SK바이오팜은 상장과 함께 코덱스 코스피 등에 편입됐고, 국내 증시에 있어 주요한 인덱스인 코스피200 조기 편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이 특정 지수에 편입돼 있거나 앞으로 편입될 것에 대비한 기계적인 매수의 성격이 강하다”라며 “일반적으로 해당 종목의 시총이 크면 클수록 유의미한 인덱스에 편입되면 될수록 많은 수급이 들어온다”고 했다.
이어 “SK바이오팜이 향후 유의미한 인덱스에 편입되면 이를 추종하는 자금이 더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