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꿔라” 시중은행은 체질 개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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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꿔라” 시중은행은 체질 개선 중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07.09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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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직원 파견·디지털전담팀 신설·복장자율화
인터넷은행·핀테크 위협에 유연한 조직 변화에 방점
하나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1Q 애자일랩’ 10기 참여사 직원이 비대면 협업 툴을 활용해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1Q 애자일랩’ 10기 참여사 직원이 비대면 협업 툴을 활용해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하나은행 제공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은행권이 기존의 보수적인 조직문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기업들의 시장 진입, 비대면 서비스 등 디지털 전환(DT)의 필요성 등에 따라 보다 유연한 대응 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다.

8일 하나은행은 스타트업 발굴·협업·육성 프로그램인 ‘1Q 애자일랩’에 참여한 스타트업 5곳과 협업해 ‘혁신기업 OJT 과정’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핀다, 마인즈랩, 옴니어스, 데이터마케팅코리아, 자란다 등 혁신기업에 선발된 직원 5명을 6개월간 파견, 일하는 방식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는 기존 금융업의 장벽을 넘어 은행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혁신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기존에 은행 직원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고민하고 디지털 전환 시대에 부합하는 일하는 방식과 수평적 조직문화를 경험해 손님의 초개인화에 맞춰 은행원이 갖춰야 할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혁신기업 OJT 과정에 참여하는 직원들과 하나금융융합기술원 소속 DT·빅데이터·인공지능(AI) 분야 박사들을 매칭해 기술자문, 공동연구 등이 가능토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실질적 비즈니스로 키워나갈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권광석 은행장의 ‘제로베이스 혁신’ 기조를 반영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중점 목표에는 조직 활력 제고와 디지털 전환 선도은행이 포함됐다.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 체계로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인 ‘ACT(애자일코어팀)’을 신설해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추진 역할을 맡도록 했다. 필요에 따라 수시로 설립해 업무는 간소화 하고 권한은 확대함으로써 부여된 과업 수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디지털 역량을 위해서는 DT추진단과 AI사업부 등 디지털 분야 조직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전 직원이 함께하는 ‘컬처위크’를 신설, 지난 7일 진옥동 은행장이 리더십 강연을 통해 조직 문화에서의 ‘실천적 리더’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튜브 중계를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 강연에서 진 은행장은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꾸준한 변화와 함께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이 후행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기업 문화로 기업 문화는 잘 관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더는 소통을 통해 많은 ‘팔로워’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은행권의 분위기 변화는 직원들의 복장에서부터도 나타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전격적으로 직원들의 복장 자율화를 채택해 기존 유니폼을 폐지한 데 이어 지난달 우리은행도 복장 자율화를 시행했다. 수평적 조직문화와 유연한 근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변화의 일환이다.

이는 최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서비스들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은행권도 기존 보수적 조직문화를 버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4년 전 카카오뱅크 출범 당시 이직한 KB금융 직원 15명이 급여인상 등 KB금융이 제시한 복귀 조건에도 불구하고 전원 잔류해 업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최근에는 주요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역량 확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인력들을 대거 외부로부터 영입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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