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위험하다”…한계기업 증가율 ‘심각’
상태바
“기업이 위험하다”…한계기업 증가율 ‘심각’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7.09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경연, 지난해 한계기업 17.8% 증가…3011개사가 한계기업 분류
코로나 이전부터 한계기업 증가 추세…올핸 기업 절반이 해당 우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이 되지 않는 해가 3년 이상 계속된 ‘한계기업’이 처음으로 3000개를 돌파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이 되지 않는 ‘한계기업’이 처음으로 3000개를 돌파했다. 이미지=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한계기업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한계기업 증가율이 20%대를 넘어서며 위험 수위를 보인 가운데, 올해는 코로나19로 전체 기업의 절반가량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처지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글로벌 저성장 기조, 제조업 경기둔화, 불확실성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기업 부실 증가로 구조조정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한계기업 동향과 기업구조조정 제도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한계기업 급증을 지적했다. 지난해 외감법을 적용받는 비금융기업 2만764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 수는 3011개사로 2018년 2556개사 대비 17.8% 증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낸다. 이 비율이 1 미만이라는 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기업 규모 별로 살펴보면, 한계기업 수는 대기업이 2018년 341개사에서 2019년 413개사로 1년 만에 72개(+21.1% 증가), 중소기업은 2213개사에서 2596개사로 383개(+17.3%)가 늘었다.

지난해 세계 주요 거래소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20개국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상장사 한계기업 수는 2018년 74개사에서 2019년 90개사로 늘어 21.6% 증가해 일본(3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국내 한계기업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었음을 나타낸다. 보고서는 2019년 한계기업 증가율 상위 국가는 일본, 한국, 대만, 중국 순으로 아시아 제조업 중심 국가들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악화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충격으로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절반가량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 한계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금융안정보고서’는 지난해 외부감사 대상 기업 2만693개사 중 코로나19로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 비중이 47.7~50.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은 2017년 32.1%, 2018년 32.1% 지난해 32.9%로 30%대를 유지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악영향이 반영될 경우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기업의 유동성 부족 규모가 30조9000억~54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산출했다. 올해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에서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올해 현금흐름 등을 고려할 때 차입금 상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뜻이다.

김윤경 한경연 연구위원은 “재무구조 악화 기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기업의 재무상황, 사업기회 등의 차이를 반영한 다양한 수단이 마련돼야 한다”며 “기업 구조조정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인식과 함께 관련 제도개선을 위한 적극적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