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에 놓인 올해 서울 재건축 최대어 둔촌주공…조합장 사퇴·총회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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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제로’에 놓인 올해 서울 재건축 최대어 둔촌주공…조합장 사퇴·총회 취소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7.08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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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9일 예정됐던 총회 전격 취소 후 사퇴
당초 2900만원대 분양가 수용 여부 두고 갈등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철거 현장 모습.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9일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열고 HUG가 제시한 2900만원대 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현 조합장이 8일 돌연 사퇴를 결정하면서 총회가 취소됐다. 사진=현대건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1만2032가구 규모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이 9일로 예정돼 있던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전격 취소했다.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이 오는 28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둔촌주공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하에서 분양가를 책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찬성 둔촌주공 조합장은 8일 오후 3시 36분쯤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7월 9일 임시총회 소집 취소 업무를 마지막으로 조합장 직에서 사퇴하겠다”며 “총회 관리처분계획 결의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등으로 인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 조합장은 또 “총회 준비과정에서 많은 조합원 HUG 분양가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재건축 사업이 멈추지 않고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조합은 9일 오후 2시 강동구 둔촌주공 부지에서 관리처분계획 변경 총회를 열고 HUG가 제시한 분양가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이 오는 28일까지인 만큼 만족스럽지 않은 분양가라 할지라도 사업을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총회에서 HUG가 제시한 분양가가 수용될 확률은 낮았다. 이미 적지 않은 수의 조합원이 분양가 수용을 반대하는 서면결의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비대위 측에 따르면 HUG 분양가 수용 여부를 반대하고 있는 조합원 수는 약 2500명. 둔촌주공 전체 조합원 수가 6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조합원의 40% 이상이 반대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조합이 HUG 분양가를 수용하려면 2500명 이상이 2900만원대 분양가 수용에 찬성해야 했다.

조합원들이 HUG 분양가 수용을 반대하고 있는 이유는 지난해 12월 공사비 인상과 함께 조합 측이 3550만원의 분양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합은 사업비와 공사비 등을 8000억원 인상하는 대신 일반분양가를 3550만원으로 책정하면 조합원 부담을 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이 당초 설명과 달리 HUG가 제시한 2900만원대 분양가를 수용하겠다고 밝히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HUG 분양가를 수용했을 경우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은 약 1억3000만원 늘어날 전망이었다.

지난달 9일 분상제 적용 시 예상 분양가가 밝혀지자 갈등은 더 격해졌다. 조합이 한국미래전략연구원에 의뢰해 분상제가 적용된 분양가를 산출한 결과 3561만원이라는 수치가 나오면서다. 비대위는 이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9일 총회를 부결시켜 분상제 하에서 분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분양가 논란에 대해 “해당 연구는 이론적일 계산일 뿐”이라며 “분상제 하에서는 정부가 분양가를 통제하는 만큼 3561만원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반박했다.

조합은 또 “분상제 하에서 받을 수 있는 분양가는 최대 2637만원에 불과하다”며 “9일 총회가 부결돼 사업이 지연되면 1인당 추가부담금이 1억원 이상 늘어난다. 지금은 사업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반박했다.

비대위도 반박에 반박을 이어갔다. 비대위 측도 조합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분상제 분양가격은 택지비와 택지가산비, 건축비, 건축가산비 등을 합쳐 산출된다”며 “조합 측이 제시한 2637만원은 가산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찬성 조합장이 사퇴함에 따라 이같은 논란은 무용지물이 됐다. 총회를 열려면 사전 공고 기간 등이 필요한 만큼 둔촌주공 재건축은 이제 분상제 적용이 사실상 확정된 셈이기 때문이다.

비대위 측은 우선 사전에 발의한 해임총회 등은 그대로 진행하면서 추이를 지켜볼 방침이다. 앞서 비대위는 지난 7일 최 조합장 등 지도부를 해임하는 총회를 공고했다. 다음달 22일 조합장 및 이사, 감사 전원에 대한 해임을 시도할 계획이었다.

비대위 관계자 A씨는 “HUG의 일방적인 분양가 압박을 피한만큼 조합원의 재산권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선 기존에 발의한 해임총회는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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