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新냉전 격화되는데...韓경제 中의존 심화, 신남방 활로도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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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新냉전 격화되는데...韓경제 中의존 심화, 신남방 활로도 막혀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7.0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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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 코로나 경제위기 속 中은 빠르게 회복중
韓中 교역 증가하며 숨통 트였지만 中의존 심화
코로나에 아세안 성장도 위태...中대안 위상약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미중 간 신냉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국경제의 대 중국 의존도가 코로나로 인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던 신남방 활로 역시 코로나로 인해 막히는 모양새다.

▮中경제 빠르게 회복...한중 교역 증가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총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9% 감소했지만 대중 수출만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 6개월만의 플러스 전환인데 증가폭도 9.5%로 컸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대중 수출이 16.0%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증가폭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빠르게 회복기에 접어든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 베이징 사무소는 ‘최근 중국 및 일본 경제 동향과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중국의 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살아날 것”이라며 하반기 중국경제가 5%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경제전망에서 주요국 가운데 중국만이 올해 1%로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경제 회복세를 뒷받침할 이례적인 정책이 아시아 곳곳에서 시행된다면 아시아 경제성장은 내년 6.6%로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내년 성장률이 8.2%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경기회복은 한국경제의 회복에도 기여하게 된다. 다만 미국과 유럽 등 다른 주요국들과의 교역이 침체 중인 상황이라 한국경제의 대중 의존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 지난해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 비중이 44%로,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무려 3분의 1에 달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한국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中대체 신남방 경제, 코로나에 성장 위태

한국은 중국의 사드 보복을 계기로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 등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신남방은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돼 왔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온 신남방 전략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최윤정 세종연구소 신남방협력센터장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지역보다는 코로나 방역에서 선방했지만 경기 침체, 수백만 명의 실업자, 가계소득 감소, 소비위축 등의 심각한 경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아세안 각국 정부가 경제회복을 위해 강력한 조치를 단행하고 있지만 재정여건이 열악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자칫 경제회복을 위해 아세안 국가들이 재정악화를 감수할 경우 단기성 투자자금이 회수되면서 위기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럽, 일본에서 양적완화에 초저금리가 이어지자 국제 자본이 아세안에 몰리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경제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아세안 국가들의 취약한 재정상태, 심각한 개발격차 등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025년 목표인 아세안 공동체 비전 달성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美, 반중 경제블록 EPN에 韓참여 압박

이처럼 대외 여건이 한국경제의 중국 의존도 심화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미국은 반중국 경제블록에 한국의 참여를 더욱 압박할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경제번영네트워크’(EPN)라는 이름으로 반중국 경제블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측은 지난달 이미 한국 측에 EPN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향후 협의를 지속하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개최가 예정된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SED)에서 한국의 EPN 참여 문제가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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