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소비자물가가 한 달 만에 마이너스를 탈출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시장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축산물 등 식재료의 가격이 대폭 상승한 영향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전년과 비교했을 때 보합(0.0%)을 나타냈다. 소수점 둘째 자리로 봤을 때 -0.01% 상승률을 보였지만 국제노동기구(ILO) 매뉴얼에 따라 공식 물가인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봐야 한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1.5%)부터 3월까지 1%대를 유지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4월(0.1%)에 0%대로 떨어진 뒤 5월(-0.3%)에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0.4%)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이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석유류 등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였지만, 재난지원금 소비로 축산물 등 식재료 가격이 대폭 상승하며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은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세부적으로는 배추(58.1%), 고구마(30.2%), 고등어(14.5%), 명태(18.0)의 가격이 올랐으며, 고춧가루(-13.1%), 마늘(-21.0), 쌀(-1.9%) 등은 내려갔다. 특히 돼지고기(16.4%)와 국산 쇠고기(10.5%) 등의 축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10.5%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을 0.24% 견인했다. 소파(12.1%), 식탁(10.8%), 장롱(3.8%) 등의 가구류 가격 상승도 공업제품 물가하락을 막았다. 다만 석유류를 비롯한 공업제품 가격은 1.4% 하락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축산물 중 돼지고기와 국산 쇠고기가 많이 올랐고 내구재 중 소파와 식탁 등 가구 물가가 올랐는데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지 않았나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