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홍콩 특별대우 박탈, 韓 반도체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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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홍콩 특별대우 박탈, 韓 반도체 미치는 영향은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6.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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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혜택 사라진 홍콩, 중간 무역기지 역할 상실
對홍콩 수출 70% 반도체, 직접 中 수출로 해결 가능
간극 벌어진 미·중 갈등, 경영 불확실성 확대는 우려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하면서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은 이번 미국의 홍콩 특별대우 박탈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수출 허가 예외 등 홍콩에 특혜를 주는 미 상무부의 규정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없애기 위한 추가 조치도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무부뿐 아니라 국무부도 나섰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홍콩의 자유를 박탈하는 중국 공산당의 결정이 홍콩에 대한 정책을 재평가하게 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부터 홍콩에 대한 국방 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홍콩에 대한 민·군 이중용도 기술의 수출 중단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중국은 이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28일부터 홍콩보안법 초안 심의를 개시해 회의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우리나라의 4위 수출 대상국이다. 홍콩으로 수출하는 한국 제품 중 대부분이 제3국으로 수출되며 이중 98%가 중국으로 유입된다. 홍콩이 한국과 중국의 중계무역 기지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미국 특별대우 박탈 조치로 홍콩의 이점이 약화돼 우리나라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관세를 홍콩에도 적용되지만 우리나라 홍콩 수출 물량 중 미국으로 재수출되는 비중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홍콩으로 가는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다. 반도체 경우 홍콩을 경유하지 않고 중국으로 직접 수출할 경우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대체 항공편 확보에 차질의 불편함을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애당초 반도체 주요 고객이 중국 기업이었던 만큼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번 홍콩 문제로 미·중 갈등이 격화돼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반도체 제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현재 미국의 중국 반도체 제재는 시스템 반도체에 국한돼 메모리 반도체가 주력인 우리나라의 영향은 미미한 상태다. 현재 중국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는 미국의 반도체 장비와 소프트웨어 사용을 제한받아 반도체 수급 차질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의 제재가 메모리 반도체까지 확대될 경우 한국 기업들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홍콩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중 메모리반도체 비중이 79%, 시스템 반도체가 18%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홍콩 특별대우 박탈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으로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홍콩 자체 문제보다는 미·중 갈등 양상이 격화돼 경영 불확실성이 커져 어려운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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