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인국공 사태서도 '與 내로남불' 눈총
상태바
[기자수첩] 인국공 사태서도 '與 내로남불' 눈총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6.29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검색 요원 대거 정규직 전환 결정으로  취업준비생들의 반발과 이에 대한 여권의 발언 논란 등으로 번진 '인국공 사태'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해당 사태를 취준생들은 불공정으로 봤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가짜뉴스'라며 언론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 더해 앞서 "조금 더 배워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라고 발언해 거센 비판을 샀던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의 아들이 해외 유학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로남불' 논란까지 더해졌다. 

이번 논란의 화두에 선 것은 김 의원의 발언이다. 그는 지난 27일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원 보안검색원인가', '생계 걱정 없이 5년~10년 취업 준비만 해도 되는 서울 명문대 출신의 잘못된 특권'이라는 발언으로 청년들의 분노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번에는 김 의원의 아들이 고등학교 졸업 후 영국 유학을 통해 무리 없이 취직에 성공하고, 그의 딸도 중국 인민대에서 유학 생활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또 김 의원의 아들이 6년 전 작성한 김 의원에 관한 글에서 김 의원이 '노력의 대가를 보상 받을 수 있는 사회'를 언급한 사실이 드러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샀다.

논란이 점점 커지자 여권 내에서도 첫 소신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청와대와 김 의원을 겨냥해 "청년들의 분노를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긴 것에 대한 문제, 즉 이해관계의 문제로 보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며 "공정함을 잃은 것에 대한 저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주장하는 것은 '나의 일자리' 문제를 떠난 공정함의 문제고 정부의 노동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냐는 근본적 질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이 주장하는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임금 격차 해소'의 취지는 이해가 간다. 소득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 심화를 우려하는 차원에서다. 하지만 이번 인국공 사태를 바라보는 그의 논점은 빗나간 것처럼 보인다. 청년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가'를 얻기 위한 '노력'을 투자한다. 그 대가가 누군가에게는 '공기업 정규직'일 수 있고, 누구에게는 '계약형 전문직'일 수도 있다. 이번 사태로 '불공정'을 외친 청년들은 '1등 공기업 정규직'을 위한 그에 맞는 노력을 투자했지만 전혀 다른 투자를 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소식은 그들에게 충분히 박탈감을 안겨줄 만 하다. 그러나 여권은 청년들의 '핀트'를 읽지 못하고 엉뚱한 해명과 설전만 이어가고 있어 분노만 더욱 사고 있다. 여권은 이번 논란이 고학력 청년층의 특권의식 때문이 아닌, 현실을 읽지 못한 여권 인식 때문임을 인지하고 '제3의 인국공 사태', '인국공 사태 3라운드'로 번지지 않도록 되돌아봐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