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치초교 앞 빗물펌프장 건설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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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대치초교 앞 빗물펌프장 건설 '갈등'
  • 구자익 기자
  • 승인 2013.04.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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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자연공간 훼손...아이들 학습권·건강권도 침해"

[매일일보] 서울시가 강남구 대치동 대치초등학교 앞 양재천 뚝방에 빗물펌프장을 건설하려고 하자 대치초교 학부모 등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빗물펌프장은 장마나 우기 때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저지대가 침수되는 것을 막기위해 빗물을 하천으로 보내는 펌프를 설치한 시설이다. 통상 시간당 20㎜ 이상의 비가 내려 자연배수가 힘들 때 작동하며 1년 평균 10∼15일가량 작동한다.

서울시와 강남구 등에 따르면 시는 2014년까지 강남구 대치동 508-2번지 양재천 뚝방에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의 빗물펌프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이는 지난 2011년 여름에 집중호우로 대치역 일대 등이 침수돼 2명이 사망하고 수백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낸 데 따른 것이다.

다음달 말까지 설계용역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80억원을 들여 대치역 사거리에서 학여울역을 거쳐 쌍용·우성아파트를 우회하는 대규모 배수암거를 설치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1100여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는 대치초교 10m 앞에 빗물펌프장을 건설하는 것은 명백한 학습권 침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대치초교는 3면이 아파트로 둘러쌓여 있어 양재천 뚝방길이 유일한 자연공간인데 빗물 펌프장이 들어서게 되면 사방이 콘크리로 막혀 교육환경이 크게 망가진다는 것이다.

공사에 따른 분진과 공사장의 위험성도 아이들의 건강·안전권을 해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치초교 교사와 학부모 등 2600여명은 지난 6일 학교 앞 빗물펌프장 건설을 반대하는 청원서를 작성해 시와 구, 구교육지원청에 제출했다.

학부모 등은 대치초교 앞에 빗물펌프장을 건설하는 대신 광화문 광장이나 강남역 침수방지책으로 대형 하수암거를 설치한 것처럼 대치역에서 서울무역센터(SETEC) 동쪽 양재천 하류까지 하수암거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럴 경우 예산도 절감하고 양재천 가로수길이 반토막나는 것도 막을 수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학부모 이모(34.여)씨는 "빗물펌프장 건설 장소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볼모로 삼아선 안된다"며 "아이들이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을 걸으며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끝가지 투쟁해 빗물펌프장 건설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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