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 규제’ 보다 ‘미래가치’…잠실 최고가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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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규제’ 보다 ‘미래가치’…잠실 최고가 릴레이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6.25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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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츠’ 최고가 경신…전용 84㎡형 23억원
토지거래허가제에도 집값 상승 기대감 여전
잠실 주요 단지가 최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리센츠’, ‘잠실엘스’와 함께 주요 단지로 꼽히는 ‘트리지움’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잠실 주요 단지가 최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리센츠’, ‘잠실엘스’와 함께 주요 단지로 꼽히는 ‘트리지움’ 전경. 사진=전기룡 기자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잠실 주요 단지에서 최고가 경신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미래가치를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이에 일부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오를 만한 지역을 찍어준 것 아니겠냐는 쓴소리를 냈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소재의 ‘리센츠’ 전용 84㎡형이 지난 22일 23억원(16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주택형의 직전 최고가가 지난 4월 기록한 22억원(11층)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 달사이 1억원이 뛴 셈이다.

구축도 마찬가지다. 1986년 입주가 이뤄진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전용 122㎡형이 같은 날 26억원(1층)에 팔렸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기 전인 지난 13일만 하더라도 동일한 주택형이 23억9000만원(1층)에 거래됐던 단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 ‘갤러리아팰리스’ 전용 151㎡형은 20억원(28층)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18억9000만원·11층)를 뛰어넘었다. ‘잠실엘스’ 전용 59㎡형도 18억원에 계약을 마치며 직전 최고가(17억5000만원·13층) 대비 5000만원가량 높게 거래됐다.

현지에서는 ‘22일’ 최고가 경신 단지가 속출한 까닭에 대해 ‘토지거래허가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지난 23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토지거래허가제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민간투자사업과 강남 영동대로 복합개발사업 등 대규모 사업계획이 추진되면서 인근 지역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이에 이들 일대를 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에 앞서 현금부자들이 서둘러 매물을 사들인 것으로 풀이되는 이유다. 현재 잠실동을 비롯해 서울·대치·청담동에서 대지지분 18㎡ 초과인 주택을 구입하려면 반드시 관할구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여기에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금지되고, 2년간의 실거주기간도 추가됐다.

다만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규제 직전 급등한 호가가 당분간 유지되는 것은 물론 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규제를 통해서라도 투기 심리를 막겠다고 공언한 만큼 미래가치가 뛰어나다고 여기는 현금부자가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송파구 잠실동 소재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가 시장 불확실성을 야기할 만한 대규모 개발사업을 꼽아준 것 아니겠냐”면서 “집주인들도 당장 집을 팔지 않아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어 매도인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재편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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