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력 규제에도 믿을 건 ‘분양’…미분양 물량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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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력 규제에도 믿을 건 ‘분양’…미분양 물량도 급감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6.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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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부족 우려·시세차익 기대에 “청약부터 넣고 보자”
분양가 조정 지역 늘어나 하반기도 호조세 이어갈 듯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대전, 충북 청주 등 지방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편입됐지만 청약시장은 과열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인천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6·17 부동산 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대전, 충북 청주 등 지방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편입됐지만 청약시장은 과열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인천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수도권 청약열풍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대부분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6·17 부동산 대책을 대책을 내놓았지만 청약시장 열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향후 공급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더욱이 정부가 계속해서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단 청약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분양 단지마다 인기몰이 중
25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6·17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서울 첫 분양 단지인 '래미안 엘리니티' 청약에 2만개가 넘는 청약통장이 쏟아졌다. 지난 23일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용두6구역 재개발로 짓는 ‘래미안 엘리니티’ 1순위 해당지역 청약결과 379가구 모집에 2만257명이 신청해 평균 5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마감 행진은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23일과 24일에 각각 1순위 청약에 나선 인천 부평구 부평동 ‘인천 부평 우미린’과 인천 남동구 논현동 ‘이안 논현 오션파크’는 각각 평균 84.7대 1, 평균 6.3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부평구와 남동구는 6·17 부동산 대책으로 각각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향후 공급되는 아파트와 오피스텔 분양권은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 전매가 금지된다. 하지만 이들 단지는 지난 19일 이전에 입주자모집공고 승인 신청을 완료해 분양권 전매강화를 피하게 됐다.

지난 23일 충북 청주시서 1순위 청약을 받은 ‘청주 동남 파라곤’도 평균 7.41대 1로 전 주택형이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청주시도 이번 규제서 조정대상으로 지역됐으나 이 단지 역시 규제 적용 전 입주자 모집이 승인돼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빗겨갔다.

◆하반기 분양, 7월 집중
이처럼 정부규제가 강화되면서 하반기 분양은 7월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전국에서 총 24만2110가구(임대 포함)가 분양에 나설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15만 가구에 비해 58.7% 늘어난 수준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에서 13만8873가구, 지방은 10만3237가구가 공급된다.

다음달 분양예정 물량은 8만6501가구로 하반기 월평균 분양물량 4만가구의 2배 수준이다. 5월 말 조사된 7월 물량(4만8000여 가구)에 비해서도 2배정도 많다. 8월부터 수도권과 광역시에서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 전매가 제한돼 그 전에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분양일정이 8월 이후 혹은 미정으로 잡혔던 서울 강동구 천호1구역재개발(999가구), 경기 평택시 평택고덕제일풍경채2차에듀(877가구), 광주 북구 유동재개발(2240가구), 부산 영도구 부산오션라이프에일린의뜰(1050가구) 등이 7월로 분양을 앞당겼다.

◆전국 미분양 물량 급감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새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화되면서 전국 미분양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6629가구로 4년6개월만에 최저수준이다. 특히 그간 미분양 몸살을 앓아왔던 지방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미분양이 급감하고 있다.

실제 한때 미분양 무덤으로까지 불렸던 청주는 최근 방사광가속기 유치 영향으로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미분양 물량도 지난해말 503가구에서 지난달 31가구로 크게 줄었다. 천안은 2017년 2월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된지 3년3개월만인 지난달 미분양관리지역에서 해제됐다.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정부의 규제지역 확대 방침에 발맞춰 경기·인천 등 수도권 대부분 지역과 대전·청주까지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추가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서 고분양가 심사기준이 적용, 분양가가 현 시세보다 훨씬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시장으로 수요가 더욱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주변시세와 분양가 차이가 벌어져 당첨만 되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가 본격 시행되는 7월 말 이후에는 가점 높은 청약통장 쏠림현상이 나타나는 등 청약시장 열풍이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도 하반기 청약시장은 서울 등을 중심으로 과열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데 무게를 싣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분양가는 규제하면 규제할수록 주변 시세와 차이가 더 벌어져 청약시장으로 수요가 쏠리는 결과를 낳는다”며 “더욱이 수요자들은 분상제 등이 시행되면 공급이 줄어들어 향후 아파트값이 더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새 아파트 선호가 여전한데다 분양가가 조정되는 지역이 늘면서 하반기 청약시장은 전반적으로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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