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사실상 2차 재유행 시작…당국, ‘단계별 거리두기’ 구체화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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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사실상 2차 재유행 시작…당국, ‘단계별 거리두기’ 구체화 시작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6.23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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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감소 예측 빗나가…코로나19 장기전 대응 ‘거리두기’ 단계별 필요
당국,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집단감염 통한 전국적인 확산 ‘예의주시’
정부 “단계별 체계화와 각 지표별 점수 매겨 국민 참여율 높일 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계절과 상관없이 지속하자 정부가 '거리두기'를 단계별로 시행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계절과 상관없이 지속하자 정부가 '거리두기'를 단계별로 시행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방역당국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며, 비수도권은 확산 초기 단계라고 규정하면서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일각에서 ‘여름철 감소 예측’이 빗나간 만큼 이제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코로나19 유행이 계절과 상관없이 지속되는 것을 대비해 ‘거리두기’를 단계별로 시행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종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46명 증가한 1만2484명이라고 밝혔다. 신규확진자 가운데 해외유입이 30명, 지역발생은 16명이다.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 수는 수도권과 대전 집단감염 여파로 30∼50명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지난 20일에는 67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잇따른 신규 확진자 증가와 부정적 지표들이 높아지자 방역당국과 지자체장들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전국적인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한달 후 하루 확진자 수가 800여명에 이를 수도 있다”는 감염병 전문가들의 우려를 전하면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로 복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관련 부처 논의를 통해 개선책을 마련키로 했다. 그동안 어떤 시점에, 어느 정도 수준의 거리두기가 시행되는지에 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혼란이 있었다. 또한 거리두기는 국내 코로나19 상황 변화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 등 명칭을 달리하며 적용됐는데, 조치마다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불분명했다.

중대본은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현재 거리두기를 강도에 따라 3단계 정도로 구분하고, 신규 확진자 수나 깜깜이 환자 비율 등을 토대로 단계별 세부 기준을 확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단계별로 명확히 해 다시 안내할 예정”이라며 “그동안은 상황에 맞게 대응해 온 측면이 강했지만, 앞으로는 단계별로 기준을 재정비해 추진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거리두기의 단계를 구분하는 기준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 신규 집단발생 건수,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확진자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 50명 미만’, ‘감염경로를 모르는 깜깜이 환자 비율 5% 이하’ 등을 제시했었다. 또 최근에는 수도권 방역강화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면서 이를 해제하는 기준 중 하나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 10명 미만’ 유지를 언급한 바 있다.

거리두기 단계 결정 방법과 관련해선 각 위험도 지표가 단계별로 설정된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평가하거나, 지표마다 점수를 매긴 후 합산한 총점이 어떤 단계에 해당하는지를 보고 판단할 가능성 등도 점쳐진다.

정부는 거리두기가 단계별로 체계화되면 어떤 상황에서 어느 강도로 거리두기가 시행되는지 예측할 수 있는 만큼 국민의 참여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거리두기가 이름만 달리해 지속해 시행되다 보니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수도권에서는 방역강화 조치가 시행됐음에도 세 번째 주말(6월 13∼14일)에는 오히려 이동량이 직전 주말보다 2.3% 증가했다.

정부는 단계별 거리두기가 확정되면 국민이 준수해야 하는 단계별 지침도 함께 제시할 방침이다. 1단계에서는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해도 되지만, 단계가 높아질수록 클럽과 노래방 등 일부 고위험시설에 대한 이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거리두기를 3단계 정도 수준으로 나누고, 각 단계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기준을 설정한다고 해도 수치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어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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