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혈장 공여’ 늘고는 있지만 ‘갈 길 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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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혈장 공여’ 늘고는 있지만 ‘갈 길 멀어’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6.11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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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 6배 증가… 의료기관 접근성 떨어져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나선 완치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보다 수월한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더 많은 형장 공여가 필요하다. 더불어 혈장을 공여할 수 있는 의료 기관 접근성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먼저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약속한 완치자가 일주일 새 6배 이상으로 늘었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1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완치자 1만600여명 중에서 75명이 혈장 공여를 약속했다.

혈장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을 확보하는 데 난항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데다 방역당국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한 덕분이다. 이달 3일까지 혈장 공여를 약속한 완치자는 12명에 불과했다.

혈장 치료제는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장을 채취·농축해 약으로 만든 것이다. 혈장은 혈액 중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이 빠진 액체 성분이다. 완치자의 혈장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가 들어있는 만큼 이 항체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해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 속 혈장을 원료로 하는 혈장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르면 내달 임상 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또, 치료제가 개발되면 GC녹십자는 무상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혈장 치료제 개발사에서는 최소 100명 이상의 코로나19 완치자로부터 혈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 완치자마다 혈액 속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공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개발이 수월해진다.

현재 혈장 공여를 원하는 완치자는 경기도 안산 고대안산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 경북대병원, 대구 파티마병원 중 한 곳을 찾아가면 된다. 병원은 총 두 번 방문해야 한다. 첫 방문에서 코로나19 검사와 감염성 질환 여부, 중화항체 등을 확인받은 뒤 혈장 공여에 적합하다고 나오면 두 번째 방문에서 혈장성분헌혈(500㎖)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혈장 공여를 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대구에 집중돼 있다. 수도권에는 고대안산병원 한 곳이다 보니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혈장 공여를 위한 코로나19 진단검사, 중화항체 측정 등은 의료기관에서 하더라도 실제 혈장성분헌혈은 전국에 갖춰진 적십자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20명 정도는 있어야 안전성 평가를 위한 초기 치료제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더 많은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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