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집행부 대 前집행부’…법적 분쟁 이어지는 흑석 9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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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집행부 대 前집행부’…법적 분쟁 이어지는 흑석 9구역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6.10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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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집행부, 해임총회 불복하고 소송 제기해
승소 가능성 희박…구청도 새 집행부에 협조

 

흑석 9구역 전경. 지난달 14일 해임당한 흑석9구역 조합 전 집행부는 지난달 20일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이재빈 기자
흑석 9구역 전경. 지난달 14일 해임당한 흑석9구역 조합 전 집행부는 지난달 20일 이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지난달 집행부 교체와 시공사 계약 해지를 결정한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의 분쟁이 여전하다. 전 집행부가 임시총회결의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어서다. 다만 전 집행부가 승소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흑석9구역 전 집행부 등 6명은 지난달 20일 현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조합장 직무대행을 상대로 임시총회결의 무효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지난달 14일 개최된 해임총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흑석9구역은 지난달 14일 임시총회를 열고 전 집행부를 해임했다. 당시 전체 조합원 689명 중 367명이 표결에 참여했다. 찬성 355명, 반대 1명, 기권 10명, 무효 1명으로 참여자 중 96.7%가 해임에 찬성했다.

전 집행부는 해임총회 결과에 불복했다. 이들은 총회무효 소송을 제기했을 뿐만 아니라 새 집행부에 업무 인수인계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임총회 이후 조합 사무실 출입구를 용접, 출입을 막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새 집행부는 이외에도 서울시 클린업시스템 권한을 인계받지 못 했고 기존 조합 서류들도 넘겨받지 못 했다.

다행히 새 집행부는 동작구청의 협조를 받아 인수인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클린업시스템은 이미 넘겨받았고 업체와의 협의 내용이나 기존 서류들도 확보하는 중이다.

흑석9구역 조합 관계자 A씨는 “전 집행부가 해임총회 결과에 불복하며 인수인계를 거부했지만 구청의 협조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구청이 새 집행부에 협조하고 있다는 점은 새 집행부의 정당성을 보증하는 셈이다. 소송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법조계에서도 새 집행부가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법무법인 정향의 김예림 재개발·재건축 전문 변호사는 “해임총회 직후 전 집행부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전 집행부가 소송을 통해 무효표를 얼마나 더 만들어내는지가 관건이지만 법적분쟁을 통해 기존 표를 무효표로 만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시공사와의 관계 정리도 새 집행부가 풀어야할 숙제다. 조합은 지난달 30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기존 시공사와의 계약 해지를 결의했다. 전체 조합원 689명 중 370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314명이 계약 해지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새 집행부는 아직 기존 시공사에 계약 해지 통보를 하지 않았다. 먼저 새 집행부를 선출한 후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 위해서다. 조합은 오는 7~8월 경 총회를 열고 임원들을 선출할 계획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 집행부와 기존 시공사 간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다. 전 집행부의 소송 대리인은 국내의 한 대형 로펌. 개인 명의로 소송을 제기한 전 집행부가 동원할만한 곳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조합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고 아직 기존 시공사에 해임 통보를 하지 못한 만큼 흑석9구역이 새 시공사를 찾기까지는 제법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흑석9구역은 공사비만 44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장이다. 자연스럽게 이 사업지를 노리는 대형건설사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새 시공사 선정은 빨라도 올해 말에나 이뤄질 전망이어서 수주가뭄에 목마른 건설사들은 당분간 흑석9구역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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