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 HUG 분양가 규제 대신 '분상제' 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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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HUG 분양가 규제 대신 '분상제' 택하나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6.0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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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규제시 분양가 3000만원 이하로 책정
분상제 하면 3.3㎡당 3561만원…내달 9일 결정
HUG 분양가 수용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열린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 대의원회 회장 앞에서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둔촌주공조합 내부에서 분양가상한제 적용하에 분양을 실시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분상제 하에서 분양하는 것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보다 유리하다는 보고서가 나와서다. 조합은 HUG가 제시한 2900만원대 분양가 수용 여부를 내달 9일 결정할 예정이다.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 8일 오후 2시 사업지 내 대우건설 현장사무실에서 긴급 대의원회를 열었다. 대의원회는 이날 HUG가 제시한 분양가 수용 여부를 내달 9일 열리는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HUG는 둔촌주공의 분양가를 3.3㎡당 2910만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HUG가 3.3㎡당 분양가를 3000만원 이하로 책정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대의원회장 앞에서는 HUG가 제시한 분양가 수용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의 단체행동도 벌어졌다. 이들 조합원들은 “동작구 상도동 상도역롯데캐슬은 3.3㎡당 3830만원이라는 분양가를 받아냈는데 더 좋은 입지에 위치한 둔촌주공이 3.3㎡당 2910만원에 분양할 수는 없다”며 현 조합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HUG 분양가 수용을 반대하는 조합원 A씨는 “조합원 분양가가 2751만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합원 분양가가 일반 분양가보다 비싸지는 ‘분양가 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주비 대출 이자나 분담금 등을 고려하면 조합원들의 출혈이 막대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비대위는 HUG가 제시한 분양가를 수용하지 않고 분양을 미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날 대의원회에서 분상제 시 분양가를 3.3㎡당 3561만7000원까지 높일 수 있다는 업체 연구보고서가 발표되자 비대위의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분상제 하에서는 분양가 산정이 HUG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가와 공사사업비가 반영되고 각각의 가산비를 추가 반영해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8월 분양가 산출을 의뢰하면 오는 10월 3.3㎡당 약 3561만원의 분양가를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분상제 하에서 분양가를 산출하는 기준은 토지비와 공사비 등이 있다.

조합원 B씨는 “해당 보고서는 분양가 산출의 기준이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20% 하향 적용하는 등 보수적인 기준으로 산출됐다”며 “HUG가 제시한 일반분양가 수용을 반대하는 조합원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HUG 관계자는 “HUG 고분양가 관리와 분양가상한제는 분양가 산출방식이 완전히 다른 만큼 분상제 하에서 분양가가 더 높게 책정될 수도 있다”면서도 “정확한 보고서 내용을 아직 확인하지 못 해 확실하게 분양가가 HUG안보다 높아질 지는 미지수”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HUG가 제시하는 분양가를 수용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차악의 선택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조합 대의원 C씨는 “HUG 분양가를 수용할 경우 조합원들에게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이미 사업이 상당기간 지연된 만큼 최대한 빠르게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추가 손실을 막을 수 있는 탈출구”라고 강조했다.

한편 둔촌주공 조합은 내달 9일 단지 내 제1호 근린공원 부지에서 총회를 열고 HUG 분양가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수용을 거부할 경우 분상제 하에서 선분양과 후분양 중 더 유리한 사업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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