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남3구역 홍보관 찾아가보니…겉으론 ‘평온’ 물밑에선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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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한남3구역 홍보관 찾아가보니…겉으론 ‘평온’ 물밑에선 ‘혈투’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6.08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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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3사 홍보관 직접 방문…현대·대림 ‘상호 비방전’
상대적 조용한 'GS'…조합원 "가치 높이는 곳에 한 표"
한남3구역 조합원들이 현대건설 홍보관 내부에서 열리는 사업 설명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겉보기에는 차분해보였던 한남3구역 수주전은 전쟁이었다.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는 홍보관 내에서는 자사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는 반면 상대 진영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반면 대안설계를 제시하지 않은 GS건설은 사실상 경쟁에서 뒷쳐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남3구역 수주전에 참여한 건설 3사는 지난 5일 일제히 홍보관을 열고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했다. 현대건설은 사업지 인근에 홍보관을 새로 지었고 대림산업은 그랜드 햐얏트 서울 내에 홍보관을 마련했다. GS건설은 신용산역 인근 상가를 홍보관으로 사용했다. 지난 7일 3사 홍보관을 직접 방문했다.

현대건설은 합동설명회 때와는 달리 홍보관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는 경쟁사를 집중 겨냥했다. 이 자리에서 대림산업이 공사비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1차 입찰 대비 혜택이 줄었음에도 대안설계 공사비를 1조8880억으로 책정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신재생에너지나 미술장식품, 발코니 확장 등의 항목을 대안설계에 포함시켰다”며 “원안으로 가야할 품목을 대안설계비에 반영시켜 공사비를 부풀렸다”고 비난했다.

트위스트타워 등 설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인동거리를 위반해 건축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관계법령에 따르면 건축 시 건물 높이의 80% 이상 거리를 벌려야 한다”며 “대림산업의 트위스트 타워는 건물이 1층부터 조금식 틀어짐에 따라 인동거리가 80% 이하로 줄어든다.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색적인 비난도 이어졌다. 그는 “아크로리버파크 조합원들이 하자 문제 때문에 현수막까지 걸었을 정도로 대림산업의 시공 능력은 부족하다”며 “트위스트 타워는 구조상 화장실 배관이 꺾이게 된다. 결국 꺽인 부분에서 누수가 발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남3구역 조합원들이 대림산업 홍보관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대림산업 역시 홍보관에서 경쟁사를 겨냥한 발언이 쏟아졌다. 대림산업 현장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공사비를 줄인 점은 자랑할 요소가 아니다”며 “강남권 단지보다 고급화를 해야 하는데 대안설계가 저렴하다고 자랑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받아쳤다.

그는 이어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에 제시한 특화액은 고작 1800억원”이라며 “1800억원 특화는 현대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The H’가 아닌 일반 브랜드 ‘힐스테이트’ 급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사업촉진비 5000억원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넘어 ‘거짓촉진비’라고 날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업촉진비’와 유사한 항목으로 금융권에서 대출이 진행된 선례가 없다”며 “위법 소지가 있기 때문에 대출이 실행되지 않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사업촉진비를 제시했던 시공사 대부분이 2020년 수주전에서 패배했다”며 “다른 조합 조합원들도 사업촉진비가 거짓임을 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상가 대물변제에 대해서도 “좋은 자리만 현대백화점이 가져가고 나머지 상권은 미분양 될 때까지 방치해 ‘유령상권’을 만들 것”이라며 “이미 죽은 상권을 현대건설이 매입해봤자 한 번 죽은 상권은 다시 살아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GS건설 관계자가 홍보관에서 제시한
GS건설 관계자가 홍보관에서 제시한 금융비용 비교표. 사진=이재빈 기자

GS건설은 자사 공사비를 경쟁사와 비교하는 선에서 그쳤다. GS건설 현장 관계자는 “서울시 시공사 선정기준서에 따르면 시공사가 대안설계를 제시하는 경우 대안설계로 입찰에 참여하는 것으로 간주된다”며 “이를 토대로 3.3㎡ 공사비를 산출하면 GS건설 521만원, 현대건설 547만원, 대림산업 594만원으로 GS건설이 가장 저렴하다”고 홍보했다.

GS건설 홍보관은 문전성시를 이뤘던 타사 홍보관과 달리 곳곳에 빈자리가 보였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GS건설은 재개발 수주전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기로 유명하지만 한남 3구역에서 소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귀띔했다.

홍보관을 방문한 한 조합원은 “3사 모두 자신들의 강점을 알리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한남 3구역의 가치를 높이는 건설사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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