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G2 시대 가속화...한국 등 중견국 입지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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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G2 시대 가속화...한국 등 중견국 입지 넓어진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6.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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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 인근에 있는 워싱턴DC 라파예트 공원 앞에서 5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비를 맞으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고 외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백악관 인근에 있는 워싱턴DC 라파예트 공원 앞에서 5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비를 맞으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고 외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코로나발 국제질서의 변화가 탈G2 시대의 가속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존 패권국인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극복에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한 채 오히려 자국 이기주의 행보를 강화하고 있고, 미국의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은 아직 제대로 된 역량과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G2 리더십의 공백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중견국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일 주둔 미군을 오는 9월까지 현재의 3만4500명에서 2만5000명으로 9500명가량 감축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독일의 군사비 지출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돼 왔고, 독일의 러시아 가스관 연결사업 등을 두고 불편한 관계가 이어져왔다. 이에 대한 미국 측의 불만이 독일 주둔 미군의 감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국 역시 주한미군 주둔비 문제와 대중국 봉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 WSJ 등 외신에서는 미국의 갑작스런 독일 주둔군 감축 움직임이 한국을 포함한 동맹을 불안하게 만들고, 동맹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동맹 약화는 미국의 패권 약화와 무관치 않다. 미국은 그동안 △막강한 경제력 △효율적인 국가체계 △굳건한 동맹체제 등을 기반으로 패권을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코로나 대응 실패, 실업율 폭등 등 경제위기, 인종차별로 인한 역대급 시위 사태, 동맹과 우방에 대한 리더십 발휘 실패 등으로 리더십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미국을 위시한 서구 우월주의가 후퇴하고 탈서구 중심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오랜 통합의 성과가 붕괴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기회로 세계 패권을 노리고 있지만 실질적인 코로나 위기 극복보다는 자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여론전에 그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른바 ‘재난민족주의’를 통한 권위주의 체제 강화로 세계인의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중견국들의 입지가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회의적 평가로 인해 중견국 외교는 역설적으로 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며 “한국은 국제보건, 방역 등 글로벌 이슈 분야에서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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