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 컸나?…美 화웨이 제재, 국제적 공조 가시화
상태바
코로나 영향 컸나?…美 화웨이 제재, 국제적 공조 가시화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6.04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침묵했던 영국, 독일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제한 동참
코로나, 홍콩보안법으로 中 국제신뢰도 하락 영향 탓
화웨이 사옥. 사진=연합뉴스
화웨이 사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가 국제사회 지지를 얻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달리 세계 각국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면서 글로벌 통신시장의 지각 변동이 일어날 조짐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세계 주요국들이 미국의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제한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먼저 미국 화웨이 제재에 동참한 것은 영국이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은 기존에 구축한 화웨이 제품에서 에릭슨 장비로 LTE 및 5G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를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5G 구축사업에서 가능하면 빨리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영국은 민감한 정보에 대한 접근만을 배제한 채 사실상 화웨이 사용을 열어뒀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국이 화웨이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이다.

독일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입장을 바꿔 화웨이 배제 방침을 정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3대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는 5G 핵심 네트워크 장비를 화웨이에서 에릭슨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특히 독일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는 미국의 화웨이 배제 압박에도 “이동통신 관련 보안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지만 특정한 업체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지켜왔다.

캐나다는 민간 기업이 정부 입장 발표에 앞서 화웨이 장비를 밀어냈다. AP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통신사 벨(Bell)은 스웨덴 기업 에릭슨과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과거와 달리 미국의 화웨이 배제에 국제사회가 동참하는 것이 중국의 ‘코로나19 책임론’과 관련 있다고 본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은폐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국제적 신뢰도가 하락한 영향이 화웨이 배제 움직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이 국제 사회 반발에도 불구하고 홍콩공안법 도입을 강행해 논란을 키웠다.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5G)를 포함해 글로벌 통신 1위 업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화웨이 제재가 국제 공조로 탄력을 받으면서 화웨이 입지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특히 5G 통신장비 시장을 두고 화웨이와 경쟁하는 삼성전자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이 5G 이동통신망 장비를 화웨이 대신 삼성전자나 일본 NEC에서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홍콩보안법 등으로 중국의 국제적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철옹성 같은 화웨이의 통신시장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쉽게 오지 않은 기회가 다가온 만큼 삼성이 적극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