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조 지원한 금융권에 더 내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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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조 지원한 금융권에 더 내라는 정부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6.0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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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은행권 소상공인 긴급대출 조속히 집행”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117조원 이상을 지원한 금융권에 소상공인 대출을 더 서둘러 집행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5월 29일까지 한 주 동안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에서 집행된 소상공인 2차 대출 승인액은 모두 860억원이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이 각각 492억원, 17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두 은행이 전체 대출 집행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6%에 달한다. 나머지 은행은 신한은행(95억원), 기업은행(50억원), 우리은행(45억원), 국민은행(3억원) 순이었다.

소상공인 2차 대출은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소상공인들에게 낮은 금리로 유동자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2차 대출은 지난달 18일 접수가 시작된 후 닷새간 3만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소진된 1차 대출에 비해서는 열기가 덜하지만, 자금에 목마른 중·저신용 소상공인이 여전히 많다.

금융당국도 시중은행이 긴급대출에 뜸을 들이자 대출 지원을 서두르라고 주문한 상태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산하 금융 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영세 소상공인 이차보전 프로그램 한도 잔여분과 1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 중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의 시중은행 이관분도 신속한 집행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신종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은 중소·중견기업에 14조2000억원, 회사채·단기자금시장에는 7조2000억원을 지원했다. 금융권 전체 대출·보증 지원액은 5월 말까지 142만9000건, 117조3000억원에 달했다.

은행권에서는 추가적인 대출에 인색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좋은 조건의 1차 대출에 비해 2차 대출 수요가 감소했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신용도의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금리가 낮고 한도는 높은 1차 대출이 고객 입장에선 낫다는 것이다.

1차에서는 최대 3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연 1.5%의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만기는 1년이다.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은 고신용자(신용 1∼3등급)만 가능하다. 중신용자(신용 4∼6등급)와 저신용자(7등급 이하)는 기업은행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으로 창구가 분산됐다. 1·2차 대출은 중복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신용도 등을 고려해 여건이 된다면 1차 대출을 받는 게 유리하다. 반면 2차 대출의 경우 금리가 3∼4%대로 오른 데다 한도가 1000만원으로 줄어 시행 전부터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됐었다.

2차 긴급대출을 전담한 시중은행이 대출 심사에 거래실적과 신용등급을 반영하면서 대출 거절을 당하는 사례도 빈번히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한도 탓에 소상공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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