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늘리는 국민연금에 “운용인력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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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늘리는 국민연금에 “운용인력 태부족”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6.0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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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말까지 해외투자 비중 55% 확대… 실행능력엔 ‘물음표’
국민연금기금이 내년 해외주식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기금운용에 대해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울 거란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기금이 내년 해외주식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지만 기금운용에 대해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울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국민연금기금이 내년부터 해외주식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에 대응하고, 기금 운용의 위험 관리와 수익률 제고를 위해서다. 다만 기금운용에 대해 현실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운 구조란 반응도 나오고 있다.

3일 국민연금이 공시한 ‘2021~2025년 국민연금 기금 계획안’을 보면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해외 주식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2021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국내주식 16.8%, 해외주식 25.1%, 국내채권 37.9%, 해외채권 7.0%, 대체투자 13.2%로 정했다. 올해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국내주식 17.3%, 해외주식 22.3%, 국내채권 41.9%, 해외채권 5.5%, 대체투자 13.0%다. 자산군별 총 투자금액(금융 부문)은 849조4000억원으로 국내주식 142조5000억원, 해외주식 213조2000억원, 국내채권 322조원, 해외채권 59조4000억원, 대체투자 112조3000억원이다.

해외투자 규모도 2025년 말 기준 55%(주식 35%, 채권 10%, 대체 10%) 수준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작년에 의결한 2020~2024년 중기자산배분안에서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을 50% 수준까지 확대하기로 한 바 있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확대에 나선 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다. 특히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향후 5년간 자산배분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해외투자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리스크 분산, 수익률 제고에 나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수 투자 진작과 국내 금융시장 활성화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반응도 있다. 또 해외투자 확대에 나서려면 해외사무소를 강화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지 사무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전문인력 충원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에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해외 사무소의 경우, 정원은 40명 수준이지만 실제 근무자는 30명 내외다. 이에 해외투자 자산을 2024년까지 50%로 늘린다는데 전문 인력 부족 등을 이유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와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대신 국내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며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 있었지만 정책을 잘 이행하는 집단인 만큼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금융시장 모니터링으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국민연금기금이 내년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 운영하려면 대규모 인력과 글로벌 스타 같은 사람도 있어야 할 것”이라며 “다만 국내에선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및 운영기금 수익률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해외투자비중을 늘리려는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정치적 명분에 의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중요성을 인식하고 준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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