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완치자’ 혈장 공여 저조… 치료제 개발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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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완치자’ 혈장 공여 저조… 치료제 개발 난항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6.0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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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환자 대상 임상 시험… 최소 100명분 이상 필요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완치자의 혈액을 구하지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의 치료제 개발이 빨라지기 위해서는 완치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사람의 혈장을 활용한 혈장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액 속 혈장에 들어있는 항체 등 면역 단백질을 추출·분획해 농축시킨 고면역글로불린 제제다. 완치자의 혈장을 중증 환자에게 직접 수혈하듯 투여하는 혈장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혈장치료제는 혈장 속 항체를 농축하는 과정을 거쳐 개발·생산하기 때문에 완치자의 혈장, 즉 혈액을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혈장치료제는 오랜 기간 인체에 사용돼 온 면역글로불린 제제라서 다른 신약보다 개발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혈장이 없으면 개발 자체가 진행되기 어렵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혈장치료제의 올해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내달부터 임상시험을 할 예정이다. 상용화하는 대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무상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완치자 혈장 확보 상황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제약업계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만명이 넘는 국내 코로나19 완치자 중 지금까지 12명만이 혈장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혈장을 공여하겠다고 약속했다. 혈장 채혈이 완료된 건 5명뿐이다.

혈장치료제 개발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완치자 혈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장 공여는 코로나19에서 완치해 격리 해제된 지 14일 이상 지난 성인만 가능하다.

나이와 체중 등 기본적인 요건을 확인한 후 코로나19 검사와 감염성 질환 여부, 혈액 속에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얼마나 형성됐는지 등을 확인한다. 1차 검사에서 혈장 공여가 가능하다고 나오면 일주일 내 재방문해 혈장성분헌혈(500㎖)을 하면 된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대학 연구원은 최근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장이 코로나19와 싸우는 환자들의 바이러스의 99%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태국에서는 코로나19 완치 환자의 혈장을 이용해 환자 치료에 처음으로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에서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한 유명인들의 혈장 공여가 잇따르고 있다. 배우 톰 행크스,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등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한 후 혈장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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