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 시대, 리쇼어링 확산중… 정부 대책은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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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패권경쟁 시대, 리쇼어링 확산중… 정부 대책은 ‘미미’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6.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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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수출규제와 중국발 부품 수급난에 자국 산업 육성 중요성 커져
미·중·일 리쇼어링 정책 확대, 한국은 구체적 방안은 아직 안 나와
기업은 세제 혜택과 R&D 지원 강화 1순위, 2순위는 노동 규제 완화
삼성전자가 국내 낸드플래시 공장에 투자했다. 사진은 평택캠퍼스 P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국내 낸드플래시 공장에 투자했다. 사진은 평택캠퍼스 P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미·중 패권경쟁으로 세계 각국의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유턴) 정책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타격에 직접적 영향을 받았지만, 정부 대책 미흡으로 국내 유턴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중국발 물품 수급난을 겪은 전세계 각국이 공급망 재편에 나서면서 세계의 공급기지 역할을 맡은 중국의 위상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여기에 미·중 패권경쟁의 가속화로 중국도 반도체 굴기 등 자국 산업 보호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고, 미국과 일본은 자국으로 유턴 기업에 이전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일본의 반도체 핵심부품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으며, 중국발 코로나19 영향으로 공급망에 타격을 입으면서 리쇼어링 정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해외 수요 확보를 위해 해외 진출을 중점에 둔 기업들은 리쇼어링 정책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업들의 56.7%가 글로벌 공급망 타격으로 기업 활동에 차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 제조기업의 66.7%가 글로벌 공급망 타격으로 기업활동 차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또 기계 및 장비 제조업(57.1%), 석유 및 석유화학제품 제조업(50.0%) 등 국내 주요 업종에서 글로벌 공급망 타격으로 인해 기업 2곳 중 1곳 이상이 기업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타격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기업들이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3공급망 재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했다는 기업이 37.4%에 달했으며, 공급망 지역적 다변화(21.2%), 협력사 관리 강화(20.2%), 내부 공급망 역량 강화(13.1%) 순으로 조사됐다. 해외 생산기반의 국내 이전 등 리쇼어링을 고려하고 있다는 답변은 3%에 불과했다.

리쇼어링 정책에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는 세제혜택 및 R&D 지원 강화를 원하는 대답이 32.5%로 가장 많았으며, 노동 규제 완화(24.8%), 판로 개척(20.1%)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일 6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며 “안심 투자처와 혁신역량에 대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를 살려 우리 기업의 유턴과 해외 첨단산업의 유치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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