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조기상환 불발에 불어나는 증권사 헤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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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조기상환 불발에 불어나는 증권사 헤지 리스크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05.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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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ELS 조기상환액 849억원…‘해지비용’ 눈덩이
2분기 실적 악화 주요인으로 부상…“시장 어렵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를 대폭 줄여 발행했지만 헤지 리스크는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불안정으로 조기 상환이 저조한 탓이다. 증권사들은 2분기에도 ELS로 인한 손실을 감수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국내 증권사의 ELS 발행액은 20조999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 35조6411조원에 비해 41.08%(14조6416억원) 크게 감소했다.

ELS발행액은 3월부터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1월과 2월의 발행액은 각각 5조4566억원과 6조9563억원으로 지난해 연말 발행액 수준을 이어왔으나, 3월 들어 3조8674억원으로 한 달 새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4월에도 2조950억원으로 전월 대비 크게 급감했고, 5월에도 1조3201억원으로 감소했다.

증권사들이 ELS발행액을 줄인 데에는 지난 3월 글로벌 증시 폭락에 따른 대규모 ELS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로 인한 손실 영향이 크다.  증권사들은 마진콜로 인해 1분기 실적에 큰 손실을 봐야했다.

마진콜 사태 이후 ELS 발행액을 크게 줄였지만 위기는 여전하다.  ELS조기상환액 감소는 눈 여겨 봐야할 대목이다. 1분기 적자 발생에 주요 원인인 ‘헤지 비용’을 일으키는 미상환잔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ELS를 운용할 때 ‘헤지거래’를 진행한다. 헤지거래는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가격변동에 따른 투자위험을 효과적으로 회피하기 위해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 주식시장과 반대되는 포지션을 취하는 것을 뜻한다.

증권사들은 ELS가 조기 상환되면 약속한 수익률과 원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면 되지만 조기 상환에 실패하시 고객의 자산을 더 운용해야 한다. 이때 ‘해지 비용’이 발생한다. 나아가 지수 악화로 ELS를 운용할 수 없게되면 마진콜 위험에 노출된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증권사들의 ELS조기상환액은 16조7701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33조2558억원과 비교해 49.57%(16조4857억원) 대폭 감소했다.

ELS조기상환액은 매달 감소 추세다. 특히 4월 들어 폭감하고 있다. 1월과 2월 각각 8조3471억원과 5조8729억원으로 집계된 ELS 조기상환액은 3월 들어 2조2565억원으로 반토막났다. 4월 들어서는 대폭 감소폭을 키워 전월 대비 90.75%(2087억원) 줄어들었고, 5월에는 849억원으로 1000억원에도 이르지 못했다.

2분기 들어서도 ELS가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2분기 ELS로 인한 위험이나 손실에 대해 지금 당장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금융당국이 규제강화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시장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증시와 지수의 상승이 받쳐줘야 ELS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만큼 향후 금융시장 상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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