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방과 마케팅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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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방과 마케팅 사이, 아슬아슬한 줄타기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5.28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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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라 유통중기부 기자.
김아라 유통중기부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기업은 자사를 홍보하고 경쟁 우위에 있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자사 브랜드를 미화하거나 색다르게 표현한다. 동종업계의 경쟁 브랜드와 비교를 통해 장점을 더욱 강조하기도 한다. 한발 더 나아가 경쟁사를 비꼬면서 이로 하여금 재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홍보 경쟁이 과열되는 가운데, 어쩌면 ‘비교 마케팅’이야말로 광고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 아닐까 싶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자극적이고 피부에 바로 와닿아 관심이 더욱 쏠려서다.

하지만 비방과 마케팅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 타 업체를 위해서, 제일 중요한 소비자를 위해서라도 도를 절대 넘어서서는 안된다.

명확하지 않은 사실이나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듯한 마케팅은 경쟁사의 매출에 타격을 입히는 것은 물론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고, 이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대리점 갑질 논란 이후 10여년간 고통받아온 남양유업은 최근 ‘경쟁사 비방’이라는 혹까지 붙이게 됐다. 

경쟁사인 매일유업을 깎아내리는 글과 댓글을 조직적으로 게시한 혐의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다. “원유 납품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다는데 방사능 영향이 있지 않냐”,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는 원색적인 비난글이었다. 이러한 게시글은 7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의 이같은 방법은 소비자들로부터 마음을 얻는 것이 아닌, 또 한 번 불매운동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심지어 남양유업의 공식 입장문은 소비자들로부터 등을 더욱 돌리게 했다. 입장문에는 여전히 경쟁사를 흠집내는 듯한 내용과 실무 꼬리 자르기에 가까운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자로서도 여론의 생리를 잘 아는 홍보실에서 왜 이러한 메시지를 내놨는지 안타까울 정도였다.

남양유업뿐만이 아니다. 앞서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도 bhc의 비방 지시 혐의 등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소환 조사를 받기도 했다.

2017년 4월 당시 각종 SNS 등에는 “bhc는 미국 기업, 회사 자체에 문제가 많아 부정부패로 얼룩진 치킨은 먹고 싶지 않다”, “미국기업 bhc의 배은망덕, 불매운동” 등의 비방글이 도배됐다. 2013년 BBQ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자회사인 bhc를 매각했는데, 이를 근거로 ‘미국 기업’이라며 비방하는 글이 불과 5시간 만에 20곳 넘게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BBQ의 비방 마케팅은 통하지 않았다. 한때 2위였던 BBQ는 bhc에 자리를 내주며 3위로 떨어지는 쓴맛을 봤다. 지난해 BBQ 매출은 2300억 원대인 반면 bhc 매출은 3200억 원대로, 격차 또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이밖에 가전업계, 주류업계 등 지금도 비방 마케팅은 활발하다. 그러나 사람이든 브랜드든 남을 깎아내리고서는 올라설 수 없다는 것을 부디 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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