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 불 붙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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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불 붙은 전기차 배터리 소재 경쟁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5.2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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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유럽 고객 겨냥…알루미늄 압출재 탑재한 모노프레임 타입 모듈
SK이노베이션, 내년 현대차 전용 플랫폼에 플라스틱 사출 적용한 모듈 공급
배터리 모듈 시장, 소재 공급업계에 신수요로 부상 중…투자도 많이 이뤄져
LG화학이 코나EV용으로 공급 중인 카트리지 타입 모듈과 배터리팩. 사진=매일일보
LG화학이 코나EV용으로 공급 중인 카트리지 타입 모듈과 배터리팩. 사진=매일일보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전기차 배터리 업계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소송전으로 업계 내 대립각을 세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소재 부문에서 다른 길을 걷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파우치형 배터리를 생산‧공급하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서로 다른 모듈 소재를 채택했다. 배터리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모듈은 LG화학이 소재로 알루미늄 압출제품을 채택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플라스틱 사출제품을 적용하며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인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 중에 있다. 현재 코나EV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LG화학의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는데 카트리지 타입의 모듈이 탑재되고 있다. 카트리지 타입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제품이 혼용돼 사용되는데, LG화학은 최근 유럽 완성차업체에는 알루미늄 압출제품이 사용된 모노프레임 타입의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코나EV는 내연기관의 플랫폼을 채용한 전기차로 카트리지 타입의 모듈이 사용됐지만, 내년에 출시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는 플라스틱 사출제품으로 만든 모듈이 탑재된다. 이는 SK이노베이션에서 공급을 담당한다.

LG화학의 모노프레임 타입 모듈은 다이캐스팅과 사출 제품이 혼용된 형태로 모듈 몸통(Body)이 알루미늄 압출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주로 유럽 고객사에서 채용하고 있는 타입으로 고객 니즈에 맞게 제작된 모듈이다.

SK이노베이션의 플라스틱 사출 모듈은 내년에 제네시스 모델에 탑재되는 등 전용 플랫폼용으로 개발됐다. 알루미늄 압출 모듈이 절연문제로 내부에 셀(Cell)을 적층한 후 절연 충전재를 채워야 하는 것과 달리 절연 기능이 뛰어나다.

LG화학의 파우치형 배터리셀과 모노프레임 타입 배터리 모듈. 사진=매일일보
LG화학의 파우치형 배터리셀과 모노프레임 타입 배터리 모듈. 사진=매일일보

현대모비스 관계자에 따르면 플라스틱 사출제품은 차량 경량화 측면에서 전비(연비)가 뛰어나고, 원가절감 효과가 있다. 특히 전기차가 부품단순화와 구조단순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부피감소와 공간 활용 등 품질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배터리 모듈에 사용되는 소재는 아직 최종 승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나EV 모듈 생산기업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코나EV를 생산 중인 현대차 체코공장에서 모듈에 적용되는 최적의 소재는 여전히 최종 승자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선행 투자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SK이노베이션도 모듈에 알루미늄 압출재와 판재 등 다양한 적용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알루미늄 관련 업계에서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 모듈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압출제품 관련 투자가 많이 이뤄졌다. 오는 2025년까지 유럽 등 전세계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소재 공급업계에서는 배터리 모듈에 사용되는 물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신수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 평판 TV 시장에서 TV 바텀 섀시용 소재로 스테인리스와 알루미늄 등 다양한 소재가 적용됐지만, 최종 승자는 전기아연도금(EGI)강판이었다.

EGI는 경쟁 소재에 비해 내열성, 내식성 등 물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반면, 가격대가 훨씬 저렴해 이제는 모든 TV제품의 바텀 섀시에서 EGI가 사용되고 있다.

TV백판도 마찬가지다. 알루미늄에서 EGI로 바뀐 백판은 최종적으로 플라스틱 사출 제품으로 대부분 바뀌었다. 이유는 역시 원가절감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이 크게 반영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팩은 자동차 바닥에 위치하는데 배터리 모듈 면적이 40인치 TV 이상이 된다”라며 “전기차가 앞으로 수천만대가 팔릴 것을 감안하면, 소재 업계에서 모듈 시장은 최고의 신수요로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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