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모면한 금투업계 1등 미래에셋...신사업도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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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모면한 금투업계 1등 미래에셋...신사업도 '숨통'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5.27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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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일감몰아주기' 검찰 고발 아닌 과징금 징계
발행어음 인가사업 등 재개...'준법경영' 강화도 천명
공정위가 미래에셋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관련 검찰 고발 대신 과징금 제재를 내리면서 미래에셋의 신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미래에셋대우 본사 전경. 사진=미래에셋대우
공정위가 미래에셋 총수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관련 검찰 고발 대신 과징금 제재를 내리면서 미래에셋의 신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미래에셋대우 본사 전경. 사진=미래에셋대우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계열사를 동원해 총수 일가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사익을 편취한 것과 관련,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결국 검찰의 칼날을 피했고 과징금 수준의 징계로 끝났다. 사실상 '경징계'다.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뒀던 미래에셋은 크게 안도하는 분위기다. 

7조원대에 달하는 미국 내 15개 호텔 인수 계약 취소를 둘러싸고 중국 안방보험과 소송 중인 상황에 더해 총수 고발이라는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도 사그러 들었기 때문이다.

이날 공정위는 미래에셋이 박 회장과 가족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호텔에 일감을 몰아준 데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90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박 회장과 가족 등 특수 관계인은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91.86%를 보유하고 있다.

당초 공정위는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작성하면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고려했었다. 미래에셋 계열사들이 사실상 총수가 주인인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결과적으로 박 회장에게 이익을 안겨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원회의에서 박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내용은 빠졌다. 박 회장이 계열사를 동원해 미래에셋컨설팅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지시한 명백한 근거를 찾지 못해서다. 일감 몰아주기의 행위에 박 회장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공정위의 제재 결론이 나온 직후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아직 의결서를 받지 않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우려했던 것에 비해서는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선 3년 가까이 진행된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공정위 조사가 사실상 마무리됨에 따라 그동안 중단됐던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사업 재개가 1순위다. 미래에셋대우는 2017년 7월부터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신청을 했지만 2017년 12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가 시작되면서 인가가 보류돼 왔다. 인가 보류는 대주주가 금융위원회나 국세청, 공정위 등의 조사를 받으면 인가 심사가 중단되는데 따른 것이다.

발행어음 사업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가 자기자본 200% 한도 안에서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업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벤처나 혁신 중소기업 등에 자본을 공급해주고 수수료 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증권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미래에셋대우는 자기자본 9조원의 업계 1위 증권사이지만, 인가가 중단된 탓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 KB증권이 먼저 인가를 받으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이들 증권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10조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심사 재개와 관련해 필요한 작업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발행어음 인가를 받으면 자본시장 성장과 경제 재도약에 핵심 요소인 모험자본 활성화에 더욱 앞장 설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래에셋그룹은 공정위 발표 직후 '준법경영' 강화를 천명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과 가치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며 “이미 계열사끼리 거래할 때 법을 잘 지키는지 엄격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원들이 심사숙고해서 결론 낸 것으로 안다”며 “공정위 의결서를 받으면 준법 경영과 관련해 더 할 일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전원회의 자리에서 회사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최선을 다해 소명했다고 전했다. 지적 받은 내용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도나 계획이 없었다는 점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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