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보내야 하나”… 불안감 떠는 학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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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보내야 하나”… 불안감 떠는 학부모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5.2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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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10명 중 7명… "학교 보내기 겁나"
집에서도 통제 불가능…교육 격차 우려에 등교
학생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전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사태가 끝이 보이지 않는데 학교를 안 보낼 수는 없고 불안하다. 하지만 우리 애가 뒤처질까 보내긴 보내야 할 것 같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두 자녀를 둔 학부모 서 모 씨(39세)의 말이다. 오는 27일 시작되는 고등학교 3학년 이하 학생과 유치원생의 27일 순차 등교수업과 등원을 앞두고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다. 이태원 클럽발 연쇄감염이 전국 곳곳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학 일정이 그대로 진행돼서다.

교육 기업 ‘윤선생’이 지난 14~18일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54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1.6%가 등교 개학 이후에도 교외체험학습 신청을 통한 가정학습을 진행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10명 중 7명의 학부모가 등교 개학에도 등교시키지 않을 생각이라는 의미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중 38.3%는 ‘등교 개학 이후 1주일 지켜본 후 보내겠다’고 응답했으며 ‘가능한 한 늦게 보내겠다’고 답한 이들은 28.9%에 달했다. 

강서구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딸을 키우고 있다는 김 모(41세)씨는 “근처 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와 자녀를 등교를 시키기가 겁이 난다”면서 “등교를 미룬다고 해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완전한 안정세에 접어들 때까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차 모(44세)씨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차 씨는 “집에서 온종일 지켜보고 있어도 통제하기가 어려운데 어린아이들이 학교 내에서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킬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학교가 안정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마음 같아서는 등교를 거부하고 싶지만 타 학생들과 교육 진도 차이가 발생할까 두려워 마지못해 등교 준비를 하는 학부모도 있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위 모(52세)씨는 “자녀가 어려서부터 과학 분야에 흥미를 보여 스스로 과학고 진학을 결정했다”면서 “가뜩이나 입학경쟁률이 높은데 이런 시기에 입시를 준비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위 씨는 “자녀가 ‘개학 연기로 진도가 뒤처졌다’라고 느끼고 있다”면서 “정부와 학교에서 방역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무증상 감염자로 인해 ‘조용한 전파’ 반복되고 있는 게 걱정이다. 학교에 보내지 않아도 된다면 자녀와 논의를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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