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러드는 단독‧다가구주택 시장…노후 대책으로 인기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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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츠러드는 단독‧다가구주택 시장…노후 대책으로 인기 뚝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05.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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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노후 투자처 단독·다가구 주택 월세‧매매 거래 동반 감소 추세
신축 단독·다가구 공사비 충당하는 비율 높은 P2P 연체율도 상승세
서울 은평구 갈현동 인근 전경. 사진=매일일보DB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단독‧다가구주택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은퇴세대의 대표적인 노후 투자처로 꼽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 점포겸용은 1층은 상가, 2~4층 등은 주택으로 지을 수 있다. 4층에 직접 거주하면서 1~3층 상가와 주택에서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어 은퇴자에게 인기가 높았다.

201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한 인천 영종하늘도시의 한 점포겸용 용지는 9204대 1의 경쟁률을, 이듬해 공급된 원주기업도시의 한 점포겸용 용지는 1만934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였다.

그러나 공급 과잉과 내수경기 침체, 소셜커머스‧온라인 쇼핑몰 사용자 증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특히 위례·고덕·동탄 등 신도시에서 공실률과 수익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추세다.

LH가 지난해 9월 공급한 평택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점포겸용 용지는 총 65개 필지 중 31개가 유찰됐다. 재공고와 수의계약을 거쳐서야 겨우 주인을 찾았다. 울산 송정지구, 창원 가포지구에서 공급된 점포겸용 역시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노후 투자처 각광받던 다가구주택도 상황이 비슷하다.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면서 전·월세를 주고 임대 소득을 올리면서도 세법상 ‘1주택’으로 취급돼 세금 부담이 적은 특징에도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대체상품이 등장하며 인기가 시들하다.

실제로 직방이 서울 단독·다가구주택(원룸 포함)의 월세 실거래가 확정일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4월 월평균 거래량은 5736건으로 지난해 월평균 거래량(6천118가구)보다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다가구주택 준공자금 대출 비중이 높은 P2P(Peer-to-peer·개인 간) 금융 상품 연체율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단독‧다가구주택의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P2P대출 통계업체 미드레이트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142개 업체의 평균 연체율이 16.69%를 기록, 지난해 말 11.4%에서 5%P(포인트) 넘게 늘었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래량도 감소 추세다. 최근 10년간 서울 단독·다가구주택을 살펴보면 거래량은 2015년 2만9262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는 1만7642건으로 39.71%나 쪼그라들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단독주택은 지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와 다가구주택은 안정적인 임대수입에 노후대책의 하나로 인식됐으나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기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고 짚었다.

장 본부장은 “여러 주택 중에서도 단독‧다가구주택은 유독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율 상승세로 한동안 거래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에 나설 계획인 은퇴자라면 재고해보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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