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굴기 사활 건 중국…삼성 초격차 기술 투자 확대
상태바
반도체 굴기 사활 건 중국…삼성 초격차 기술 투자 확대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5.21 1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제재에 반도체 자급률 확대 힘 쏟는 中
실제 제품 전무해 객관적 평가 어려워
‘1분기 6조원 시설투자’ 삼성, 기술 개발 집중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중국 시장은 전 세계 반도체 수요의 25%를 차지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업계 관심사로 떠오른 이유다. 하지만 중국의 반도체 굴기의 결과물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만큼 글로벌 메모리 1위 삼성전자가 당장 의식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과 관련해 강력한 제재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할 시 사전에 미국 정부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와 관련해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기술과 장비 공급을 끊어버릴 수 있다는 경고”라며 “중국 반도체 기술 자립의 필요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수요처로써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중국이 반도체 자급률 70% 목표를 실제 달성한다면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매출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한국이 짧게 보면 미국을 추월해 글로벌 반도체 선두주자가 될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중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당장의 국내 반도체 업계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는 글로벌 점유율에서 50%를 넘을 정도로 압도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1위인 삼성전자는 점유율 40%에 육박한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개발 성공 소식을 전했지만 구체적으로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것도 문제다. 업계에서는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실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같이 경쟁해야 정확한 중국 기술력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칭화유니그룹 양쯔메모리(YMTC)는 최근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창신메모리가 연내 17나노(㎚) D램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기술적 성과가 일방적으로 발표됐지만 구체적 제품을 확인하지 못해 아직 중국이 어느정도 양산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반도체 기술을 계속 주시하고 있지만 특별한 대응책을 마련한 것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대대적 기술 투자를 내세워 중국과의 격차를 넓히는 ‘초격차’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반도체 진출과 관련해 “요즘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기술적 난이도가 매우 높아져 고객 요구를 충족하는 제품 공급이 중요하다”며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품질 기술의 우위와 선단 공정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반도체 시설투자에 6조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66% 늘어난 규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