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위에 ‘판교’?…“일시적 고평가에 불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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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위에 ‘판교’?…“일시적 고평가에 불과해”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5.2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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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17㎡ 24억 거래
일각서 판교 집값, 잠실 넘어섰다는 분석 나와
전문가 “판교 수요 탄탄하나 잠실만큼은 아냐”
3.3㎡당 실거래가 기준도 여전히 잠실 ‘우위’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전경. 이 단지 전용
판교 푸르지오 그랑블 전경. 이 단지 전용 117㎡가 24억500만원에 거래되자 일각에서는 판교 집값이 잠실 집값을 넘어섰다는 분석을 내놨다. 사진=네이버 부동산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분당 판교의 한 아파트 단지가 송파 잠실 집값을 넘어섰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판교도 충분히 매력적인 입지지만 잠실만큼 수요층이 폭넓은 지역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여전히 판교 지역은 3.3㎡당 실거래가 기준으로 송파지역보다 매매가가 낮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판교 집값이 잠실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이 최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011년 입주한 이 단지는 전용면적 117㎡가 지난 2월 24억3000만원(15층)에 거래된데 이어 지난 15일에도 19층이 24억5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잠실의 주요 아파트들은 하락세를 보였다. ‘잠실 리센츠’는 전용 124㎡는 지난 2월 21층이 25억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에는 8층이 21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잠실엘스’ 역시 전용 119㎡가 지난달 24억원(12층), 지난 8일 23억7000만원(17층)에 매매됐다. 지난 2월 9층이 21억500만원에 거래됐던 ‘트리지움’ 전용 114㎡는 지난달 29층이 19억9500만원에 팔렸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서초·강남·송파 등으로 이어지는 집값 서열에 변동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과천 아파트 중위가격이 송파구를 넘어섰던 것처럼 테크노밸리 GTX-A 등 강력한 호재를 지니고 있는 판교가 송파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석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송흥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IT 대기업이 많다 보니 소득 수준이 높아 수요가 탄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잠실은 학군과 강남 직주근접, 한강변 등 다양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지만 판교는 테크노밸리 직주근접 외에는 마땅히 수요가 발생할 요인이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판교에 GTX-A 등 대형 호재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잠실 역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라는 초대형 호재의 수혜지”라며 “현재 ‘푸리즈오그랑블’의 실거래가는 상당히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판교 집값이 잠실 집값을 넘어섰다는 분석도 사실과 달랐다. 직방 빅데이터랩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5월 실거래가 기준 3.3㎡당 매매가는 잠실 ‘레이크팰리스’ 5683만원, ‘잠실주공5단지’ 5505만~5596만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의 3.3㎡당 매매가는 5446만원에 그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일부 거래 사례로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판교 집값이 잠실을 넘어섰다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보인다”며 “판교푸르지오그랑블을 제외한 다른 단지 대부분은 잠실 집값에 못 미친다. 판교 전체로 보면 3.3㎡당 매매가가 3000만원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변 단지가 ‘판교푸르지오그랑블’에 집값 키맞추기를 할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며 “추격 매수를 통해 단기적으로 시세차익을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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