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정밀 염소누출은 안전불감증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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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정밀 염소누출은 안전불감증 탓”
  • 강시내 기자
  • 승인 2013.04.1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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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보수 2주 만의 사고…이송펌프·예비펌프·중화시설 동시 중단, 관련 기관 일제 점검

[매일일보]14일 발생한 울산 삼성정밀화학의 염소가스 누출사고는 공장 정기보수를 마치고 재가동에 돌입한 지 불과 2주일 만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할 지자체인 울산광역시는 “화학공장의 정기보수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같다”며, “사고 원인은 안전불감증”이라고 밝혔다.

울산시가 15일 자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밝힌 사고 경위와 원인에 따르면 14일 삼성정밀화학 전해공장에서 염소가스 4㎏가량이 50여분 간 누출돼 이 회사 직원 이모(34)씨 등 2명이 가스를 흡입하고, 인근 공장 근로자 4명이 두통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울산시에 따르면 액화된 염소가스를 저장탱크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펌프가 고장 났다.

이에 급히 가동한 예비 이송펌프도 고장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마지막 수단으로 염소가스를 중화해 공기 중으로 배출하는 중화시설로 가스를 보내려 했는데 이 배관도 막혀 있었다.

결국 3개의 시설이 모두 먹통이 되면서 오갈 데 없어진 액화가스가 기체로 변해 팽창, 배관 이음매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회사는 지난 한달 동안 공장 정기보수를 실시했다. 통상 정기보수 때는 공장 가동을 멈추고 주요 설비를 점검·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이 회사는 2년마다 한 차례씩 정기 보수작업을 해왔다.

사고가 난 전해공장도 지난달 보수작업 공정에 포함돼 있었는데 보수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간 지 불과 2주일 만에 펌프, 예비펌프, 중화시설 배관이 모두 고장 나거나 막히는 사고가 나면서 정기보수가 부실하게 이뤄진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울산시는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안전 불감증”이라며 “화학공장들이 1∼2년마다 시행하는 정기 보수공사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중점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경찰을 비롯해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울산시 소방본부, 고용노동부, 낙동강유역환경청 등 관계기관들도 진상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전담반을 꾸리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안전관리 의무에 소홀함이나 과실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고, 고용노동부 울산지청도 회사에 전해공장 작업중지명령과 시설진단명령을 내리고 산업안전보건법을 어긴 정황이 확인되면 처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낙동강유역환경청 역시 삼성정밀화학이 환경관련법을 위반한 것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15일 환경청에 따르면 사고 접수 직후 사고지점과 주변 등에 대해 3차례 현장 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염소가스 농도가 기준치를 넘지는 않았지만 오염도 조사와는 별도로 환경감시단이 환경법 위반 관련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강력히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정밀화학은 41년 전인 1972년 설립됐지만 전해공장은 19년 전인 1994년 지어졌다. 전해공장은 A, B 두 곳이다.

사고가 난 A 공장은 하루 245t의 염소를 생산하고 있다. B 공장은 하루 315t을 생산한다. 회사는 이들 공장에서 생산한 염소를 공장 내에서 에폭시 수지 원료와 세정제 등을 제조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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