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증가에 불안…“집단감염 위험성 우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고3 학생들의 등교 개학이 시작되면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은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냈다. 학사 일정이 이미 상당히 밀린 만큼 더 이상 등교를 미룰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집단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전국의 고3 학생들은 이날 등교에 나섰다. 또 전교생 60명 이하 초·중학교도 등교 개학을 실시했다. 학생들은 총 다섯 차례에 걸쳐 80일이나 미뤄진 끝에 교문에 들어설 수 있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등교가 또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정부가 방역지침을 철저히 이행하며 등교 개학을 강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덕분이다.
고3 쌍둥이 아들을 둔 학부모 A씨는 “드디어 아이들이 학교를 가서 이제 좀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다행이다”며 “그간 집에서 아이들 뒷바라지나 공부를 지도하는 것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도 집에서 공부하려니 집중이 잘 안 돼서 많이 힘들어했다”고 귀띔했다.
강원도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B씨도 “맞벌이를 하고 있어서 그간 어쩔 수 없이 시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주셨다”며 “개학 연기가 이어지면서 시어머니도 많이 힘들어 하셨는데 아이가 학교를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발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아직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학을 서두르다 방역 체계가 뚫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수는 32명으로 9일 만에 다시 30명대에 진입했다. 최근 나흘간 신규 확진자 수는 △16일 19명 △17일 13명 △18일 15명 △19일 13명이다.
경기도에서 3대가 함께 거주하는 학부모 C씨는 “아이가 활동적인 편이라 학교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을지 걱정된다”며 “젊은 사람들이야 괜찮겠지만 연로하신 시부모님에게는 코로나19가 치명적이지 않나. 혹시 몰라 당분간은 시부모님과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당장 등교 개학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개학이 80일 간 미뤄지며 가정 내 돌봄에 대한 피로가 극에 달했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의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뀐 후 제법 시간이 지난 만큼 당분간은 등교 개학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