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사태 배드뱅크 출자사 이해대립에 출범 진통
상태바
라임사태 배드뱅크 출자사 이해대립에 출범 진통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05.20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요 출자자·출자 규모·방법’ 두고 이견…각사 최선책 검토
금소원, 배드뱅크 설립 비판…“투자자만 2차 피해볼 것”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펀드19개 판매사는 배드뱅크 설립에 합의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펀드19개 판매사는 배드뱅크 설립에 합의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해결을 위해 배드뱅크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9개 라임펀드 판매사들은 배드뱅크 설립 참여를 결정하며 출자자 구성을 완료했다. 다만 출자사 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출범 전 세부논의에 있어 어려움이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등 배드뱅크 참여 의사를 밝힌 기존 6개 주요 판매사 이외에 나머지 13개 판매사도 배드뱅크 설립에 합의했다.

배드뱅크는 금융기관의 방만한 운영으로 발생한 부실자산이나 채권만을 사들여 별도로 관리하면서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구조조정 전문기관이다. 판매사들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들을 배드뱅크로 이관해 자산을 회수한다는 계획이다.

출자자로 나선 19개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모두 배드뱅크 설립을 큰 틀에서 공감하고 있어 이르면 이달 중 배드뱅크 출범이 예상된다. 앞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5월 중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6월에는 라임자산운용 제재에 대한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세부논의에서 살펴보면 갈 길이 멀다. 출자사 간 이견으로 출범 전 진통이 심하다. 특히 출자 규모, 주요 출자자, 출자 방법 등에서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라임자산운용이 안분 원칙을 내세웠기 때문에 출자를 많이 한다고 해서 더 유리한 것은 없을 것”이라며 “회수 가능 금액과 출자액을 비교하면서 가장 최선의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라임펀드 판매 규모가 가장 많은 신한금융그룹이 배드뱅크의 주요 출자자로 나서도 되냐는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른 판매사 관계자는 “신한이 라임사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과연 배드뱅크의 중심에 서서 피해를 주장하고 회수에 앞장서도 되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출자사 간 의견 출동 외에도 배상 문제를 두고 배드뱅크 설립 자체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소비자원은 배드뱅크 설립이 금융당국과 판매사들의 책임회피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금소원 측은 “신설 배드뱅크의 운영 기간은 6년, 인력 20명, 자본금 50억원으로 예상되는데, 신규 영업을 하지 못하므로 우수한 운용인력의 영입도 어려울 것”이라며 “판매사 간 첨예한 대립으로 투자자만 긴 기간 동안 골탕 먹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매사들 사이에선 배상문제를 두고 자율보상안이 논의 중이다. 투자자 손실액의 30%를 선 보상하고 평가액의 75%를 가지급하는 내용 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행동에 옮긴 판매사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20일 국내펀드와 무역금융펀드 개방형은 30%(법인전문투자자 20%), 무역금융펀드 폐쇄형은 70%(법인전문투자자 50%)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금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