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K방역’ 국격에 어울리게 다들 변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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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K방역’ 국격에 어울리게 다들 변했으면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5.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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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대한민국의 코로나 극복기가 전 세계 찬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전 세계 언론과 각국 정상들이 우리나라의 코로나 방역 ‘K방역’을 칭찬하며 배우고자 한다. ‘K방역’으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면서 많은 국민들이 뿌듯해할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방역 부문에서는 정점에서 내려왔지만 경제 관련해서는 이제 시작이다. 기업들 사이에는 2분기가 지난 1분기보다 어려워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팽배하다.

최근 코로나 쇼크에 118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 백화점 회사 J.C페니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113년의 역사를 자랑한 또 다른 미국의 백화점 니먼 마커스도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세계적 투자자 워렌 버펫은 “미국에 역(逆)배팅을 하지 말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며칠 뒤 그는 자신이 보유한 미국의 대형 항공주와 금융주들을 대거 처분했다. 이는 코로나 쇼크에 어느 기업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현실을 잘 보여준다.

한국 기업들도 심각하다. 국내 여행업계의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고, 정유사들은 1분기에 4조가 넘는 충격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몸소 생존 위협을 느끼는 기업은 변화에 몸을 던지고 있다. 지난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만났다. 과거의 갈등을 뒤로 하고 협력에 나선 것이다. 코로나 사태 위기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이들의 만남을 성사시켰다는 해석이 많다. 그리고 며칠 뒤 이재용 부회장은 코로나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까지 직접 가서 임직원을 격려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얘기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가운데 기업을 둘러싼 검찰, 시민단체, 정치권 등은 제자리에 머물러있다. 검찰은 여전히 피해사실을 흘리며 기업 수사 상황을 전 국민들에게 생중계하고 있다. 검찰이 언제 기업인을 소환한다느니 어떤 혐의점을 발견했느니 하는 얘기들은 검찰이 흘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수사 기밀이다. 심지어 기업 조사 방향을 두고 검찰 내 ‘이견’이 있었다는 당사자들 아니면 알 수 없는 내부 속사정까지 까발려졌다.

옛날 야당을 벗어 던진 지 3년이 지나 이제 거대 여당이 됐지만 여전히 기업을 ‘손봐야 하는 대상’ 쯤으로 보는 정치권도 검찰과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는 기업은 여전히 ‘투쟁의 대상’이라는 인식에 머물러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민들 앞에 서서 과거의 일을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했다. 4세 경영 포기 같은 ‘파격’적인 변화도 내놓으며 ‘국격에 어울리는 삼성’을 약속했다. 기업이 잘돼야 일자리도 늘고, 세금도 많이 거둬져 사회와 경제가 순환한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국민과 국가를 생각한다면 검찰, 시민단체, 정치권 등이 기업 발목 잡는 옛날 방식을 버리고 모두 함께 변화의 물결에 몸을 실어야 하지 않나 싶다.

‘K방역’ 국격에 어울리게 다 함께 변화에 나서 포스크 코로나 극복도 글로벌 모범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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