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번 홀 웨지샷 3m 붙여… 리키 파울러·매슈 울프 제압
총상금 300만 달러 간호사재단·질병통제예방센터 기부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남자 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선기금 마련 스킨스 게임에서 웨지샷 한방으로 승리를 따냈다.
매킬로이는 18일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노비치의 세미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에서 더스틴 존슨과 짝을 이뤄 185만 달러를 합작해 115만 달러를 획득한 리키 파울러와 매슈 울프을 제압했다.
테일러메이드 드라이빙 릴리프는 총상금 300만 달러의 2대 2 스킨스 경기로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진을 지원할 성금을 모으기 위해 마련했다. 매킬로이와 존슨은 미국 간호사재단, 파울러와 울프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상금을 기부했다. 팬들의 즉석 모금까지 보태져 이날 대회를 통해 500만 달러가 넘는 의료 지원금으로 조성했다.
이날 네 명의 선수는 반바지 차림으로 경기에 나섰다. PGA 투어 정규 대회에서는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또, 방송용 마이크까지 착용해 선수끼리 경기 중에 나누는 대화도 전파를 탔다.
더불어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하나로 캐디를 대동하지 않고 선수가 직접 가방을 메고 코스를 걸었고, 그린에서도 볼을 스스로 닦았다. 깃대는 경기 진행 요원 한 명이 전담했고, 벙커에는 고무래가 없어 발로 모래를 고르기도 했다.
경기는 네 명의 선수가 각자 볼로 플레이해 두 선수 중 더 낮은 스코어를 기록한 팀원의 점수를 반영해 홀마다 걸려있는 상금을 가져갔다. 두 팀 다 50만 달러에서 시작했고, 1~6번 홀에 5만 달러, 7~16번 홀에 10만 달러, 17번 홀엔 20만 달러, 18번 홀엔 50만 달러가 걸렸다.
대회에 앞서 라스베이거스 도박업체 등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랭킹 1위 매킬로이와 2018년 세계랭킹 1위였고 존슨이 쉽게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파울러는 파5, 9번 홀에서 2ｍ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스킨 3개를 챙겼다. 7번 홀부터 스킨 상금이 10만 달러로 올라 한꺼번에 30만 달러를 추가한 파울러와 울프는 상금에서 85만 달러-75만 달러로 역전했다.
파울러는 11번 홀과 12번 홀 연속 버디로 누적 상금을 115만 달러로 늘려 75만 달러에 묶인 매킬로이와 존슨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파울러는 이날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넷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기 감각을 뽐냈다.
하지만 매킬로이는 한 차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3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6개 홀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110만 달러를 걸고 17번 홀에서 니어핀 방식으로 치러진 연장전에서 매킬로이는 홀 옆 3ｍ 거리에 붙여 승부를 갈랐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된 상황에서 프로 골프 경기가 약식이나마 열리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회 도중 중계진과 전화 통화에서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곧 PGA투어도 열린다고 들었다. 경제 회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