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동산 규제 후 셈법만 복잡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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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동산 규제 후 셈법만 복잡해 졌다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5.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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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분양시장이 혼란스럽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 오는 8월부터 신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는 물론이고, 실질적으로 주택의 주인이 될 예비 수요자들 역시 셈법이 보다 복잡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수도권과 지방광역시에 신규 공급되는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로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8월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6개월이라는 전매제한 기간이 투기수요를 차단하는데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2017~2019년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에서 20대 1을 넘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의 당첨자 가운데 25%가 전매제한 기간이 끝난 후 분양권을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주택을 공급하는 건설사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투기 수요가 한 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도권 비인기지역 등에서의 미분양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분양 리스크가 존재하는 사업장을 확보 중인 건설사로서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이에 따라 일부 건설사에서는 상대적으로 흥행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의 분양일정을 앞당기는 방안 역시 검토하고 있다. 얼마전까지 많은 건설사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인기지역의 분양일정을 앞당기는 시도를 수행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웃픈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예비 수요자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셈법을 통해 묵혀뒀던 청약통장을 꺼내고 있다. 규제가 본격화될 8월 전에 당첨을 받은 후 분양권을 팔아 마지막으로 ‘단타’를 치기 위함이다. 그 결과 수도권 비규제지역에서는 ‘묻지마 청약’이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신동탄포레자이’를 꼽을 수 있다.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에서 공급하는 ‘신동탄포레자이’는 739가구 모집에 5만1878명이 몰렸다. 이 중 수도권 청약자수는 2만9563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단타를 노린 외지인들이 많았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같이 하나의 부동산 규제가 나오면 건설사와 예비 수요자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각자 셈법에 들어가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에 착수한다. 행동의 결과가 대부분 시장의 혼란세를 가중시키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부동산이라는 특성상 새로운 규제는 계속해서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번 대상에서 제외된 가평 등지에서 ‘풍선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처럼 부동산 규제에는 항상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음 번 규제에서는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복잡한 셈법을 최소화하고, 시장 안정화에 보다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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