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는 이제부터”…은행권, 2Q 초라한 성적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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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는 이제부터”…은행권, 2Q 초라한 성적표 예고
  • 박수진 기자
  • 승인 2020.05.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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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이익 전년比 18% 감소…순이자마진 역대 최저
사태 장기화로 4대 금융사 2Q 순익 전년比 14%↓ 추정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각 사

[매일일보 박수진 기자]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반영되지 않은 수준으로, 대손비용 증가 및 영업외손실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문제는 다가오는 2분기 실적에는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돼 은행권 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7000억원) 줄었다. 

국내은행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한 데는 영업외손익이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000억원보다 2배 늘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 주가 하락으로 보유지분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대손비용도 1조원으로 전년 동기 7000억원 대비 42.5%(3000억원) 증가했다. 조선업 관련 대출 충당금 환입(충당금 전입액 감소) 영향으로 1분기 대손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자이익도 1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229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부터 하락세가 지속된 NIM(순이자마진)은 올해 1분기 1.46%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62%보다 0.15%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떨어진 NIM 대신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8.0% 늘면서 증가를 뒷받침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화되는 2분기(4~6월) 실적이다. 1분기(1~3월) 은행권 실적은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1월이 포함돼 있어서다. 이에 따라 특수은행을 제외한 일반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5000억원 대비 2%(1000억원)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정부의 코로나19 충격 완화 조치로 40조원대 기간산업안정기금 조성을 주문했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원금이나 이자 상환 유예 등의 대규모 실시로만 은행권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로 개인뿐 아니라 중소·대기업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될 것으로도 점쳐지고 있다.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고용률 및 실업률도 지난달부터 빠르게 악화되고 있어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감소했다. 이는 2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다. 체감 실업률도 14.9%로 1년 만에 2.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달 기준으로 비교하면 통계를 작성한 2015년 1월 이래 최고치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이후 본격화한 수출 감소로 수출기업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며 “수출 대기업 종사자와 같은 상용근로자 휴업과 임금 삭감, 해고 증가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금시장 안정화로 대기업 자금 수요는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자금시장 차별화로 한계기업 자금경색은 지속되고, 은행권 대손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그룹의 2분기 순이익으로 총 3조3853억원을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8972억원) 보다 14%(4881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1분기 실적에는 코로나19 영향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2분기부터는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각 금융사별로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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