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이태원 넘어 홍대도 뚫렸다”…지역감염 시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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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이태원 넘어 홍대도 뚫렸다”…지역감염 시작 ‘우려’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5.13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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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발 확진자와 동선 겹치지 않는 사례 다수확인…‘조용한 전파’ 시작
10대 확진 시 도서관·PC방 등 또 다른 밀폐 공간 감염 사례 나올지도
방역당국 “이태원 클럽뿐 아니라 인근 방문자 전체 진단검사 필요”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로 한산해진 홍대 인근 거리. 사진=연합뉴스
최근 발생한 집단감염 사태로 한산해진 홍대 인근 거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규모가 100명을 넘어서고 홍대 주점 방문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미 서울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에 알게 모르게 퍼져있던 코로나19 감염자들이 황금연휴에 클럽, 유흥주점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하면서 ‘슈퍼 전파’ 사태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요 전파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곳에서 확진 사례가 확인된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13일 방역당국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태원 클럽에 이어 홍대 주점을 방문한 사람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홍대 감염 사례로 확진자들의 동선이 복잡해져, 정확한 감염경로를 찾는 게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사태의 발단원이 여러 곳일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진자는 수도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최대 규모인 서울 구로구 콜센터(169명) 다음으로 많다. 역학조사 중이긴 하지만 확진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클럽발 집단감염은 앞서 발생한 교회, 병원, 콜센터, 운동시설 등과는 전파 양상에 차이가 있다. 기존 집단감염은 한 집단의 ‘동일한 사람들’이 여러 차례 접촉하면서 전파가 이뤄졌다면, 클럽발 집단감염은 ‘불특정 다수’가 어느 시점에 한 공간에 모여 전파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클럽발 집단감염 규모가 첫 확진자 발생 6일 만에 100명을 넘어선 상황을 고려하면 단일 감염원이 여러 사람을 감염시켰다기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애초부터 복수의 감염원이 밀폐된 공간에 모이면서 복잡한 전파경로가 그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클럽이 시작이 아니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에서 (이미) 전파가 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집단감염의 가장 큰 특징은 확진자들이 하나의 ‘집단’에 묶여 있다는 건데 현재 클럽발 확진자들을 보면 집단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초발환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클럽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동선이 겹치지 않는 확진자가 여럿이란 점도 이번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감염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태원이 아닌 홍대 주점을 방문한 20대가 확진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태원을 넘어선 타지역 감염사례가 속출은 이미 지역감염이 시작됐을 수도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전날 서울 도봉구에서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10대 남성인 도봉 12번 환자는 지난 7일 오후 9시 36분∼10시 54분 창1동의 ‘가왕코인노래연습장’을 방문한 뒤 발열 증상이 있어 11일 검사받고 12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앞서 이태원에서 감염된 도봉 10번 환자가 노래방을 매개로 도봉 12번 환자에게 전파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10대 확진자들이 속출할 경우 독서실과 PC방 등 또 다른 밀폐공간을 통한 확산이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방문자 중 고등학생이 존재했다는 것에 방역당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등교가 계속 미뤄지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피해야 하는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학생들이 몰린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역학적 연결고리’가 끊긴 확진자 발생을 주시하고 있다. 또한 황금연휴에 앞서 지역사회 어딘가에서 조용한 전파가 진행되다가 클럽과 같은 다수가 밀접 접촉한 환경에 코로나19가 침투, 그 중 한명이 발견되면서 줄줄이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이태원 클럽뿐만 아니라 인근 방문자 전체에 대해 진단검사를 촉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최악은 지역사회에 이미 많은 전파가 이뤄진 후에 (지금에서야) 늦게 발견된 상황일 것”이라며 “감염된 사람을 하루라도 빨리 발견해서 추가 전파를 막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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