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외신 “성소수자 혐오 사회인 韓, 방역모델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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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외신 “성소수자 혐오 사회인 韓, 방역모델 시험대 올라”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5.13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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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성소수자 혐오가 전파동선 파악 어렵게 만들어
AP “韓, 성 관념 보수적이기에 법적 보호도 적어”
'집합금지명령' 붙은 이태원 클럽. 사진=연합뉴스 제공
'집합금지명령' 붙은 이태원 클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전 세계적에서 성공 사례로 손꼽힌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델이 이태원 클럽에서의 집단 감염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한국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폭넓은 검사로, 이동이나 영업 제한 없이 민주적인 코로나19 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이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건으로 큰 위협에 맞닥뜨렸다고 평가했다.

보건당국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 내 술집과 클럽을 방문한 5500여명을 추적 중이나 절반 이상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진단 검사와 개인 정보 공개에 의존하던 한국의 기존 전략이 이번에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집단 감염 사건과 관련된 이태원 클럽 여러 곳이 성 소수자가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졌는데 한국의 오랜 성소수자 혐오로 이들은 자신의 신원이 드러나는 것을 꺼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은 성소수자에 대한 법적 보호도 적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한국 정부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진자가 방문한 술집 이름이 공개되면서 해당 클럽의 SNS 페이지에는 성 소수자에 대한 비판 글이 쌓이고 있다.

또한 이런 클럽을 찾는 사람들이 익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으로 결제를 선호해 카드사용을 통한 금융거래 추적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AP통신도 12일(현지시간) ‘동성애 혐오증이 한국의 방역 캠페인을 방해하는 위협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동성애 혐오 증가는 성 소수자가 진단 검사를 위해 나서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한 매체가 이번 집단감염의 첫 확진자로 평가받는 용인 66번 환자가 방문한 이태원 장소에는 동성애 클럽이 포함돼 있다는 첫 보도가 나온 뒤 소셜 미디어에서는 동성애자 비방이 폭주했다고 전했다.

AP는 “한국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관점은 최근 몇 년 간 점진적으로 향상됐음에도 반 동성애 정서가 이 보수적인 나라에서 자리잡고 있다”며 “동성혼은 여전히 합법적이지 않고, 연예계에서 일부가 스타덤에 올랐지만 저명한 정치인이나 기업 임원 중 공개적으로 동성애를 선언한 이들은 없다”고 말했다.

AP의 경우 첫 발병환자인 66번 환자가 이태원에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새로운 발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조차 성적 낙인 때문에 추적이 더 어렵게 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한 성소수자 단체 관계자는 AP에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수십명의 성소수자가 이 단체에 전화를 걸어 자신들이 격리된다면 동성애자임이 공개되거나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는 것에 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해당 관계자는 “동성애 혐오증 확산과 관련된 증오 범죄나 물리적 공격은 없었지만 성소수자 공동체 내부에서 걱정과 두려움이 불타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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